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비 Sep 17. 2020

두려워도 태풍은 지나가고 빛이 찬란한 날이 온다.

일상의 삶에 감사한 날들

며칠 전 태풍이 온다고 연신 뉴스에서 시끄러운적이 있다.


하지만 그 날의 밤은 고요하고 잠잠했다.

태풍 전이라 고요한 건지.

아니면 지나갔는지.


약간 걱정이 되었다.

바람에 집이라도 날아가면 어떡하지? 사람도 날아간다는데.

내일 일하러는 갈 수 있을까?

잡다한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아침 일찍 아르바이트하러 가는 아들도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코로나가 태풍처럼 우리 집 앞에까지 온 것 같다.

오늘은 동네 미용실에서, 우리 동네에서는 당구장과 고깃집에서

연달아 확진이다. 이러다 팬데믹 현상이 오지 않을지 걱정이다.

일상이 점점 옥죄듯 하다.


그날은 코로나에다 태풍까지 많은 사람들이 불안의 시간들이 보내고 있었다.

한밤중이 되었을 때 태풍이 왔는지 바깥에서 어지러운 소리들이 나고 있었다. 소리는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소리도 없이 오는 코로나가 더 무섭다.

누가 누구에게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올 때 오더라도 마음 단단히 먹고 있어야겠다.

옛말에 호랑이 굴에 들어가더라도 마음 단단히 먹으면 살 수 있다고 했다.

의미치료(로고테라피)의 창시자

빅터 플랭크 박사는 나치로 인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3년 동안 수용되었다가 살아남았다.

한마디로 기적이었다. 여동생 말고는 가족들이 다 수용소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박사는 그 이후에 극심한 공포의 상황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해보았더니

삶에 어떤 태도를 갖는냐가 삶과 죽음을 결정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려움에 처해 있어도 의미를 가지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한다.


박사 자신도 건강해 보이기 위해 유리조각으로 면도를 하고 노래를 부르고 시를 읊었다고 한다.

모여서 연극도 하고 유머도 수용소에서 일상으로 녹여냈다고 한다.

내 삶이 태풍이 와도 코로나가 내 집 앞에까지 왔다고 하더라도 일상의 패턴을 유지하고

유머와 의미를 잊지 말고 살아야겠다.


의미 테라피에서는 역설의 도리는 말이 있다.

마음속의 두려움이 정말 현실적으로 두려워하는 일이 생기고 지나친 주의 집중은 원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한다고 한다.


지금 분명히 힘든 시간들을 모두 보내고 있지만

그것을 대하는 태도는 모두 다르다.

과잉으로 반응하거나 너무 두려워하거나 아니면 모두 다 포기하고 무력하게 생활하던지.

아니면 일상의 패턴을 유지하며  힘들더라도 여러 대안적인 방법안에서 스스로 행복을 느끼는지.


지금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타인의 만남을 줄이고 자기 자신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버지는 하루 종일 뉴스를 보신다.

불안하다고 하시면서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태풍이 오던 날도 언제 이 곳에 오는지, 지나간 곳은 어떻게 되었고. 하루 종일 그 안에서 힘들고 불안하셨다.


뉴스도 좋지만 오늘은 좋은 음악듣고 싶다.

아니면 좋아하는 영화를 본다거나. 따뜻한 차 한잔과 즐거운 소설 읽거나  잘 못 그려도 그림도 그려보고. 평소에 바쁘다고 미뤘던 나만의 이야기로 채우고 싶다.

이런 일련의 일들이

에너지를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인 것 같다.


두려워도 태풍이 지나가고 아침은 온다.

아마 그 빛은 더 찬란할것이다.

 

위기의 시기에 용기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의 삶을 유지하며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전 07화 수고했어. 내 영혼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