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조직이란 것은 생물이라 생각한다. 일을 하면서 나는 이러한 부분을 많이 느낀다. 시간에 흐름 속에 쌓여 경험 속에 나름의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것들이 있어 판단을 하고 움직이는 경우들이 있다. 그것이 때로 나를 목적지로 올바르게 인도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들도 빈번하다. 수학의 쟁뱅이지만 확률적으로 안정성을 기반함에도 어긋나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 허탈하면서도 신기하게 느껴진다.
나에게 이러한 감정을 선사하는 것이 바로 조직이다. 분명 축척된 상황과 사람에 대한 데이터가 도출하는 답은 이것이야 하는데 아니다. 매우 변덕스러움이 든다. 어느 순간 입에서 참 사회생활하기 힘들다는 푸념이 습관처럼 내뱉어진다. 특히나 나를 헷갈리게 만들고 고민하게 만드는 것은 사람이다. 조직이라는 것 자체가 다양한 객체들의 조합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속에서 단합한 최대한 효율적인 답을 도출해내야 한다. 그러기에 뭉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그것에 대한 의뭉스러운 생각이 가시지 않는다. 나를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던 순간들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면 매장 오픈을 하고 난 다음 약 2주가량이 지났을 시점이었다. 모든 것이 아직은 불안전하였다. 고객에게도 직원에게도 매장은 익숙해지지 못하였다.
일단은 이 과정에서 조금 더 나은 상황으로 나가기 위해 직원들의 어수선함을 정리해야 한다. 그에는 다양한 소통을 통한 마음의 일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나는 이를 위해 나름의 동분서주를 하면서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 2주라는 시간 동안 서로의 업무가 어느 정도 분담이 되고 나뉘었다. 근데 그 속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달랐다.
물론 처음에는 자신의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동기부여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갔다. 불만과 함께 타깃을 찾는다. 범인을 만들어 씹고 욕하는 것을 즐긴다. 그 당사자의 문제도 있는 경우도 있지만 뭔가 과하게 포장되거나 도를 넘는 경우가 많아졌다. 같이 일하는 팀단위에 동료들은 서로 그런 모습을 빈번히 모였다. 이러한 상태를 그래도 연장자이며 노련한 경험이 있는 점장님이 정리하고자 회식도 하고 대화도 하였지만 바뀌지는 못하였다.
오히려 문제를 해결한 이에 스코프를 쪼는 행태들이 일어났다. 그래도 오픈과정에서 뭉쳐서 같이 고생하면서 합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생각했는데 일 순간 조직이 다르게 보인다.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범인이 되기 싫으니 말을 하지 않고 소통은 끊겼다. 그러면서 아이러니하게 잠잠해지면서 안정적으로 되었다. 각자 자기 업무에만 몰두하고 남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것이 좋아 보이는 것들도 있었다.
어찌 되었든 불만이 사그라들기도 했고 표면적으로 잘 굴러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내면은 곪아서 아파져 갔다. 마치 터지지 않은 시한폭탄을 돌려가면서 들고 있는 느낌이었다. 찰나의 실수는 먹잇감이 되고 물리는 순간 정신이 피폐해질 정도로 이야기들이 돌게 된다. 극 I인 나는 최대한 나에 것 이외에는 회피하고 조심하려 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럼에도 어느 순간 뒤에들리는 이야기들은 이상한 것들이 들렸다.
붙어있으니 묘하게 밀어내려 하는 관성이 조직에는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것이 의지를 가지면 극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오히려 마음을 터놓고 소통하는 것은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그 뒤로 나는 가면을 쓰고 본심을 감추게 되었다. 단합이라는 단어가 조직에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그로 인한 피해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
거리를 두어야 하고 적당히 영악하게 이용하고 나를 위해 활용해야 한다. 그것을 조직이라는 곳은 조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참 나는 사회생활이 힘들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그래서 가끔은 기존의 매장을 벗어나 새로운 곳에 오픈한다는 것이 반가웠다. 지금은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조금은 긴 시간을 쉬고 있는데 뭔가 자유로움이 행복하다. 변화무쌍하고 이해가 안 되는 것들로 벗어나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