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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진강 Sep 27. 2024

Broke

날 망가트리는 것





.


.






Giullai

줄라이



"후회하지 않아."

피 튀기는 전장 속에서 발견한 꽃이 하필 너였다는 것.

앞으로 우리 사이에 사랑은 없을 거야. 동정은 물론 신뢰 역시 마찬가지, 바라지도 않아.

불분명한 출생 속에서 길거리 여자로 성장한 너.

잠시 그런 널 멸시한 걸 인정해. 하지만 한순간의 혐오가 있었기에 우리는 서로에 대해 잘 알 수 있었어.  

잠깐의 불장난일 뿐이야.







*




Roke

로크



난무하는 폭력 속에 무력히 쓰러져 있는 날 벌레 보듯 내려다보던 당신을 기억해요. 난 더듬더듬 구원의 손길을 찾아 아주 작게 살려달라고 말했어요. 당신은 날 외면했죠. 그날 이후 당신과는 두번 다시 만날 일이 없을 줄 알았어요. 몇 년이 흘러 어느 파티장에서 당신을 발견했을 때, 난 쉼없이 울었어요. 그날의 얼어붙을 것 같은 멸시를 어제 일처럼 기억해요.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방안에서 나눈 키스에 무언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진 않아요. 어쩌면 그 순간 난 과거 느낀 절망에 푹 빠져 현실을 보지 못한 걸지도 몰라요.

이날 한 키스를 후회하나요? 만약 후회한다 한들 당신은 되돌아가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난 당신을 잘 알아요.

당신은 냉철해 보이지만 사실 누구보다 본능적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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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진통과 피, 억제할 수 없는 욕망을 담은 두 사람의 관계를 그렸습니다. 줄라이(Giullai)는 이탈리아 이름입니다. 그는 로마에서 태어나 성공한 기업가로 성장합니다. 그의 가녀린 몸 안에는 여성스러우며 냉혹한 외견과 달리 폭발적인 본능이 깃들어 있습니다. 때로는 로맨틱하며 때로는 폭력적인 그의 본능은 상대를 다치게 합니다.

로크(Roke). 누구에 의해 처음으로 이름이 불렸는지 기억할 수 없습니다. 말하고 걸을 수 있을 때부터 고위 사회지도층 가문에서 잡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그녀는 귀족들의 퇴폐적인 문화에 강제적으로 물들게 됩니다. 그녀에게 있어 줄라이란 남자와의 첫 만남은 인생의 큰 기점이 됩니다. 희망, 기대, 염원을 단번에 짓밟힌 순간. 그녀의 성장 매 순간에는 줄라이가 있었습니다.


Broke는 연재 형식이며 장르물에 가까운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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