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단편 - 그와 그녀의 이야기
대전의 몽마르트르 언덕이라는 계족산성 위에서 나는 그녀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었다.
"이상하지 않아? 잠이라는 거 말이야. 왜 인간이나 동물은 잠을 잠으로써 무언가 마감이 되는 거지? "
나는 지금까지 잠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도 없거니와 크게 관심도 없던 탓에 그녀의 그런 질문이 무척 생소했다.
"글쎄, 잠은 한자로 수면이라고도 해. 동물이 일정 시간 동안 몸과 마음의 활동을 쉬면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있는 것이지. 의식이 없거나 줄어들고, 감각 기관이 상대적으로 활동을 중단하며, 거의 모든 수의근의 움직임이 없는 것이 특징이야. 자극에 대한 반응이 줄어드는 것으로 각성과 구별되고, 쉽게 의식을 되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겨울잠이나 혼수상태와는 구별되고 있지."
나는 이과계열 대학원을 다니고 있었고 그간 공부해왔던 정보들을 짜내어 그녀에게 대답했다.
"아니, 그러니까, 대체 왜 우리는 잠을 자는 걸까? 아니, 생명체는 잠이 드는 걸까? 잠이 인간, 그리고 동물의 신체 활동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라던데"
그녀의 말에 나 역시 잠에 대해 조금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나는 누워서 스마트폰을 뒤적거렸다.
"수면의 목적과 기제는 부분적으로만 확인되었으며, 활발한 연구의 대상이라고 하네. 잠은 종종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실제로는 신진대사를 약 5~10%만 줄일 뿐이래. 정말 당신 말이 맞네. 그리고 겨울잠을 하는 동물들은 겨울잠 중에 대사 저하가 보이긴 하지만, 잠을 자야 하며, 이를 위해 저체온에서 발열 상태로 돌아온다고 하네."
"그러니까. 너무하다고. 내가 왜 잠을 자는지 이유도 모른다는 건."
나는 갑자기 만사가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솔솔 불어오는 가을바람과 익숙한 그녀의 채취가 내 코를 간지럽혔고 이윽고 나는 여전히 그의 무릎을 베고 잠이 들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