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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우리 Dec 16. 2019

정년 연장과 조기 퇴직의 선택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현재 법정 정년은 만 60세지만, 실질 정년은 50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아직은 정년퇴직을 꿈꾸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지만, 수년 내에 노동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정년퇴직자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해 본다.  최근에는 법정 정년을 65세로 연장해야 한다는 얘기가 학계나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년이 연장된다고 하더라고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고, 노사관계가 안정적인 사업장이나 업무능력이 검증된 노동자에게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인사관리의 방향이 집단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질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생산성이 떨어지는 노동자에게 정년이 되기 전에 조기 퇴직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혜롭게 정년 연장을 맞이하기 위해서 다음 두 가지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첫째, 현재 업무 분야 또는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새로운 업무분야에서 오랫동안 현역으로 남아 있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대리, 과장을 거쳐 관리자가 되면서 현업에서 손을 놓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는 30대에도 조로(早老)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당장은 복잡한 실무를 하지 않아도 되기에 몸은 편할 수 있겠으나, 언제까지 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불확실한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실무자로서의 감을 놓지 않아야 한다.  조직 내 신분은  ‘자본’과 ‘노동’으로 나눠지며, ‘관리’는 임시적인 지위에 불과하다.  


미국 패션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사람인 아이리스 아펠((Iris Apfel)은 1921년생이다.  그는 현재 현역 모델로 활동하면서 유명 패션 잡지의 커버를 장식하고 있다.  그가 오랫동안 현역으로 머무를 수 있는 이유를 젊은 친구들과 동등하게 일하고자 하는 마음가짐(mindset)이라고 인터뷰한 적이 있다.  


또한, ‘백 년을 살아보니’의 저자 김형석 교수는 “친구들과 살면서 가장 행복한 때가 언제였느냐"를 이야기한 적 있는데 60~75살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내가 만약 환갑 이후에 늙었다고 그때를 포기하고 놓쳤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면 아찔할 때가 있다.”라고 말했다.


둘째, 본인의 업무분야에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숙련도를 높여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필자가 학교 졸업 후 취업하기로 마음먹은 이유 중 하나는 회사에 입사하면 더 이상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을 하는데 공부가 더더욱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일터 내에서 청년층은 비교적 학습 의지가 높은 반면, 장년층은 이전에 배운 그대로 답습하면서, 새롭게 배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직장생활 얼마나 남았다고?”  “머리가 예전같이 않아서”라는 이유를 댄다.  


실제로 OECD의 국제 성인역량 조사 결과에서 16~24세 최상위권인데 반해, 55~64세 최하위권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이 상반된 결과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24세 대학까지 과도한 공부로 번-아웃(Burn out)되어, 취업 이후에는 공부와 담을 쌓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다가오는 ‘정년 65세 시대’를 과거 ‘정년 50세 시대’의 사고방식으로 맞이할 수는 없다.  개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사람의 지적인 능력은 중년을 지나 60세 이후까지 발전한다고 한다. 


미국의 발달 심리학자인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은 중년을 ‘생산성 vs 침체성의 시기’라고 하였다.  중년은 자신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생산성을 창출하는 시기이다.  그러나 자칫 방심하게 되면 자신에게만 관심이 좁아지고, 결국 침체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결국, 생산성→ 정년 연장할 것인가? 아니면 침체성 → 조기 퇴직할 것인가? 에 대한 선택권은 노동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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