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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서 20대 둘이 삽니다
지방에 살던 20대 자매가 상경을 함께 하면,
둘이 함께 사는 게 디폴트 옵션이 된다.
서울의 무지막지한 보증금, 월세, 대출이자를 사회초년생 혼자 오롯이 감당하기 어렵기에
부모님의 손을 적절히 빌리면서도 현실적으로 살기 괜찮은 투룸으로.
지방 출신 많은 20대 자매들은 비슷한 루트를 거치리라.
동생과 나의 직장 위치를 고려해, 위치는 강남구로 구했다.
혼자서는 안되지만, 매월 따박따박 돈을 버는 둘이서는 감당 가능한 월세였다.
침대를 사고, 가구를 사고, 액자와 꽃을 사두며, 손발 맞추어 잘 살던 어느 날
갑자기 동생이 말한다.
"언니, 나 오래 고민했는데... 더 늦기 전에 워홀 가보고 싶어.
외국에서 공부하고 일하던 언니 보면서 '나도 꼭 언니처럼 살아보고 싶다' 생각만 했는데.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항상 동생에게 한 번은 해외에 나가서 살아봐라,
고생을 해보고 다양한 사람들과, 상황에서 직접 부딪히며 배우는 것이 있을 거다,
말했던 것이 다름 아닌 나였기에 반대할 수는 없었는데.
근데 집은...? 월세는...?
응원도, 반대도 할 수 없는 오묘한 상황.
그렇게 동생이 한 워홀 선언은 많은 것을 바꿔버렸다. 생각보다 많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