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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ds Jul 23. 2022

환경 활동가, 요가를 만난 날

몸도, 마음도 군데군데 조각났을 무렵 요가를 만났다.  없이 일하며 번아웃이 왔을 때였다.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여러 가지 질병이 찾아왔고,  오랜 시간 정성 들여 가꿔온 관계가 끝이  몸과 마음의 휴식이 필요했다. 그때 나에게 주어진 1년의 . 내가 일하는 환경단체에는 안식년 제도가 있었고, 입사  7년 동안  없이 달려온 내게  기회가 찾아왔을 때는 정말로 휴식이 절실한 시기였다.


쉼이 시작되자마자 몸이 아팠다. 긴장이 풀려서 그랬을까. 동물들이 아플  자신이 안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찾아가듯, 포유류인 엄마, 아빠가 있는 본가로 갔다. 따뜻한 엄마 밥을 먹으며   동안 이불속에서 꼼짝도 하지 고 지냈다. 그때 요가를 만났다.


그럴 때가 있는  같다. 세상에 존재하던 어떤 것이, 그냥 지나가는 어떤 것이다가  것으로 다가오는 때가 있다. 그때가 그랬다.  건드리면 부서질  같았던 , 나에게 요가가 찾아왔다. 요가를 모르던 것은 아니었다. 주위에 이미 요가를 하고 있는 사람이 많았고, 그들에게 요가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심지어는 요가를 하지 않을 때였는데도 요가를 가르치는 직업을 가지면 잘할  같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때는  관심이 어 ‘그렇구나’하고 지나쳤다. 그러던 요가가 ‘나의움직임으로 다가왔다.


마음을 보호하고 싶었다. 안식년이 끝나면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몸과 마음을  챙길  있는 방법을 배워서 돌아가고 싶었다.  방법으로 명상으로서의 요가 택했다. 근육을 키우고, 살을 빼고, 체형을 교정하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 마음을 건강하게 돕는 움직임으로 요가를 배웠다. 그래서 나에게 요가는 처음부터 운동이 아니라 명상이었다. 나의 마음이 지금 여기에 있도록 도와주는 움직임.


이불속에서 지내다가 요가로 조금씩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많이 소진된 상태였지만 고요히   때만큼은 에너지가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하루하루 꾸준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신기했다. 온몸에서 열이 나는  같을 때도, 요가를 하다 보면 어느  부위로 통증이 집중되었다. , 여기가 아파서  몸이 아픈 것처럼 느껴졌구나. 이곳이 아프지 않도록 내가 나를 도우면 되겠다. 이곳만 나으면 . 온몸이 아플 만큼 큰일이 아니야.

마음이 불안정해지면 다시 요가를 했다. 불안해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보다, 몸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그러면 불안정한 상태가 지나갔다. 요가와 명상 덕분에 그쯤은 견딜  있겠다 싶을 정도로 마음이 튼튼해졌다. 집 밖으로 나와 장소를 옮겨 다니며 나에게 맞는 요가를 찾아가기 시작했고, 요가에 대해  깊이 배우고 싶어 지도자 과정을 수료했다.  마음을 요가로 채워가는 사이 안식년이 끝났고, 출근을 시작하며 예전처럼 매일매일 수련하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명상으로  삶을 스스로 돕고 있다.


요가와 명상을 만나며 환경활동가라는 나의 직업이  좋아졌다. 생명을 해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키는 일이라는 점에서 요가의 가르침과 닿아있다. 나 아닌 다른 생명의 삶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은 요가를 안내하는 직업과도 닮아있다. 환경활동가로서 요가를 만난  느낀 점을 적어보고 싶어졌다.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와 마음이 닮은 누군가에게 필요한 이야기로 닿았으면 좋겠다. 삶에 꾸준히 수련을 쌓아가듯, 나의 이야기도 꾸준히 쌓아갈  있기를.



이미지 출처 : pexels.com - Min 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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