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수련에는 8단계가 있다. 파탄잘리가 쓴 요가수트라의 가르침이다. 1단계는 야마yama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이야기한다. 야마에는 다섯 가지가 있고 가장 처음 이야기하는 것이 아힘사ahimsā다. 아힘사는 비폭력, 불살생을 뜻한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남과 나를 해치지 말라’. 8단계의 삶이 비폭력으로부터 시작한다.
그게 몹시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보통 요가를 접할 때 ‘운동’으로 접한다. 도전적인 몸의 움직임을 통해 짧아진 햄스트링을 늘리고, 비뚤어진 골반을 바로 잡고 코어 근육을 기르기 위해 요가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가 요가를 배우고 수련하며 느끼는 것은 요가가 철학이자 삶의 방향성이라는 것이다. 요가는 운동이라기보다 ‘삶’이다.
요가는 수련하는 이에게 가장 첫 가르침으로 ‘비폭력’을 내민다. 너 스스로를 해치지 마, 네 주위 생명들도 해치지 마, 너를 포함한 모든 생명에게 친절하자, 그게 요가의 첫걸음이야. 아힘사는 물리적, 언어적 폭력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시키지 않는 것도, 극한의 상황에서 버티라고 내몰지 않는 것도 아힘사다. 매일 선택하는 세 끼니의 음식에서 고통을 덜어내는 것, 나의 작은 도움이 필요한 이를 외면하지 않고 함께 하는 것, 생명의 높낮이를 두지 않고 존중하는 것 또한 아힘사다.
게으른 수련자이지만, 요가를 만나고 환경활동가라는 내 직업이 더 좋아졌다. 지도자 과정 수업에서 아힘사를 처음 배운 날이었나, 불현듯 마음에 몽글몽글 무언가 차올랐다. 나의 직업이 나를 비롯한 생명을 해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아닌 생명까지 적극적으로 지키는 일이라는 것이 새삼 깊이 다가왔다. 오래 활동하며 조금은 익숙해져서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아힘사를 배우고 실천하려고 노력하며 다시금 나의 일과 주위 사람들이 소중해졌다. 삶에서 지향하는 가치와 직업이 일치한다는 것이 좋았다.
9년 동안 활동하며 내가 무얼 하고 있나 질문하는 때도 있었고, 가치 지향적인 일을 하며 삶과 직업이 분리되지 않는 것이 어려웠던 시기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활동가로 살아서 좋은 것 같다. 처음 활동가가 되었던 날의 설렘이 여전히 마음을 울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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