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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현 작가 Apr 11. 2021

‘매우 만족’ 후기를 부르는 클래스 콘텐츠 준비 방법

재미있고 의미있는 클래스를 준비하는 꿀팁

클래스 시간은 2시간 이내로

작품의 수준은 처음 생각한 것의 절반으로 낮추자

이사 가기 전 맨 처음 클래스를 했던 날, 작품은 멋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다들 지치고 힘들어 했다.

클래스 시간이 2시간 이상으로 길어지면 클래스를 진행하는 사람도 참여하는 사람도 지치고 힘들어진다. 멋진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클래스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에너지가 오갈 수 있도록 콘텐츠의 양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도 머리로는 이런 사실들을 알고 있지만, 막상 클래스를 준비할때는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다. 자꾸만 욕심이 생기고, 하나라도 더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클래스 콘텐츠가 자꾸만 많아진다. 하지만 그럴 때 일수록 처음 클래스를 시작하면서 시간 안배를 잘 못 했던 경험을 떠올린다.

처음 민화 클래스를 준비하면서 신청하신 분들께 더 많이 알려드리고 싶고 완벽하게 수업을 계획하고 싶은 생각에 각자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클래스를 준비했다. 도안도 모두 다르고, 사용하는 색도 모두 다르니 약속한 시간보다 두 시간이나 훌쩍 지나서야 클래스가 끝났다. 정해진 시간 동안 해낼 수 있는 일의 양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한 것이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수업부터는 도안을 간단하게 바꾸었고 신청한 분들이 모두 같은 그림을 그리실 수 있도록 준비했다. 모두 같은 도안으로 그림을 그리면 지루하지 않을까 라는 나의 걱정과는 다르게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작품의 완성도도 높았고 수업에 대한 질문에도 더 충실하게 답할 수 있었다.     

클래스를 신청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클래스 내용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받고 싶은 욕구도 포함되어 있다. 참여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눠줄 수 있도록 클래스를 준비하면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기보다 클래스 현장에서 나눌 에너지를 잘 비축해 두자.     




클래스 시간은 2시간 이내로 유지하면서 

완성된 결과물의 수준을 높이고 싶다면?

밤을 꼬박 새워가며 클래스에 활용할 작품을 준비했는데도 약속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만약, 2시간 안에 조금 더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면 클래스에서 완성할 작품의 밑작업을 미리 해두는 것도 시간을 절약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민화 같은 경우에는 작품 느낌을 크게 좌우하는 꽃 부분을 빼고 잎 부분을 미리 칠해두거나, 사용할 색을 미리 만들어 두는 것 만으로도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인쇄물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클래스 시간 내에 다 설명하지 못하지만 참여하시는 분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부분을 잘 정리해서 인쇄물로 나눠주는 것이다. 사실, 인쇄물에는 너무 많은 정보를 담기보다 수강생이 직접 메모를 해 가며 인쇄물 속의 자료를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조금 자세하게 인쇄물을 준비하는 것도 클래스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다.     




클래스 주제를 뾰족하게재미있게 기획하자

<엄마를 행복하게 하는 자존감 수업>을 출간하고 엄마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자존감 수업에 대한 제안을 받았다. 한 기관의 평생학습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분 이셨는데, 그동안 민화 클래스를 운영하고 블로그에 기록한 것을 보고 ‘딱! 적임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셨다.     

기관 강의를 처음 제안받은 나는 들뜨고 설레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자존감에대해 조금 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관련 도서를 잔뜩 구매해서 읽고, 내용을 정리하고, 연수를 듣고, 더불어 민화 작품을 위한 키트 준비까지 그 어느때 보다 열심히 준비했다.     


이렇게 썸네일도 예쁘게 만들어 주셨는데, 아직도 생각하면 아쉽다.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지만 이 강좌는 폐강되었다. 신청한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속상한 마음이 들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클래스 기획 자체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민화’와 ‘자존감’ 두 콘텐츠를 모두 하나의 클래스에 담고 싶어서 무리하게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준비하는 사람이 꽉꽉 눌러담은 만큼 신청하려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부담이 된 것이다. 두 주제를 어떻게든 엮어보려 했지만 그만큼 클래스를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되어 버렸고 그 어떤 사람도 매력적이라고 느낄 수 없는 클래스가 되었던 것이다.     

무언가를 거창하게 알려주려는 마음이 드는 순간, 클래스 콘텐츠는 무거워지고 재미가 없어진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지금의 내 수준에서 충분하게 알려줄 수 있는 것을 선정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과정을 작게 쪼개어 기획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클래스가 될 수 있다.      

클래스를 신청한 사람들은 단 한번의 수업으로 저문가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내가 전에 하지 못하던 것을 해내는, 새로운 경험을 해 보고 싶은 것이다. 기존에 내가 모르던 새로운 세계를 접해보는 것 만으로도 사람들은 새로움을 느끼고 그 경험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클래스를 기획할 때는 주제는 뾰족하게, 경험은 재미있게 준비해 보자.      




클래스를 듣는 사람이 궁금한 것으로 콘텐츠를 기획한다.

네이버 폼 작성 화면, 네이버폼 이나 구글폼을 활용하면 다양한 설문지 양식을 만들고 링크를 공유해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엄마를 행복하게 하는 자존감 수업>을 출간하고 ‘내 이야기도 책이 될 수 있나요?’ 라는 주제로 원데이 클래스를 준비했다. 민화처럼 그림을 그리는 클래스에서도 참여하는 사람이 그리고 싶은 주제를 미리 알고 준비하면 좋은 것처럼, 이런 클래스를 준비할 때도 참여하는 사람이 이번 클래스를 통해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클래스를 준비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클래스 공지를 블로그나 카페, 나의 SNS에 올리기 전에 네이버폼이나 구글폼을 활용해서 설문지 양식을 준비하고 공지글에 수강 신청 링크를 첨부하자. 수강 신청을 받을 때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사항과 함께 이 질문을 하나 추가해 보자.     


‘이번 클래스에서 꼭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평소 클래스 주제와 관련해서 궁금한 것은 무엇인가요?’

‘클래스와 관계없지만 궁금한 것은 무엇인가요?’     

이런 질문들은 더 좋은 콘텐츠로 클래스를 준비하고 싶은 클래스키퍼들에게 중요한 자료가 된다. ‘매우 만족’ 후기를 부르는 클래스를 준비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 듣는 사람이 궁금한 내용을 알려주고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그것 만으로도 ‘매우 만족’ 후기를 부르기에는 충분하다.




+) '내 이야기도 책이 될 수 있나요?' 수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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