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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허무를 지나는

* 인생은 오늘이야, 어제처럼 허무해 지거든 *

by 글하루

무한한 허무를 지나는 게 인생이다.


(어디선가 누군가의 글에서)




나는 이 말을 들으며 안심했다.

오늘도 허무하게 잘 살았구나.

허무했는데 원래 그런 거였구나.


의미를 찾고 의미를 두려는 그것이

잘못된 출발이었구나.

이미 모든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그 아무것도 없는 무의미가 의미를 만드니까

그냥 살아내면 잘 살고 있는 것이니까

그냥 오늘을 살았으면 그걸로 대단한 의미니까


아무것도 없는 0의 세계는 완벽한 가득함이다.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채우고 있으니 말이다.

의미를 만들려는 노력이 어쩌면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그냥 사는 게 최고로 잘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의미를 둔다고 해서 의미대로 살지도 못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은 생을 마감하며

한여름밤의 꿈이라고 인생을 말했으니 말이다.


무한한 허무를 지나는 게 인생이다.

인생은 무한한 무를 향한 여행이다.


안심해라

오늘도 허무한 하루는 아무 의미 없었지만

살았으므로 된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의미가 없으니 죽으라는 말도 아니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의미이니

다른 의미를 굳이 찾지 않아도

의미가 있다는 말이다.


이미 내 자체가 의미니까

다른 것에서 의미를 찾지 말자.

나와 너는 이미 의미이다.

의미와 의미가 만나 새로운 의미가 되는 것이

사랑인 것처럼

가장 큰 의미인 우리는 굳이 작은 의미에 목매일 필요는 없다.


허무하지만 허무하지 않은 것이

이 넓은 우주라는 허무에서

지금 내가 나로 살고 있으니

이 얼마다 대단한 의미의 존재인가!


우리는 모두 살아있음으로

이미 의미가 있다.

어떠한 의미도 살아 있음보다는 허무하고

그렇게 우리는 무한한 허무를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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