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글입니다. ^^)
글은 재미다. 내가 재미있어야 오래 쓸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갇혀 있다. 다른 사람의 눈에.
그래서 내 맘대로 내 재미를 위해, 오롯이 쓰는 글이 <글주소 내 맘대로>다.
정하지 않고 쓰면서 정한다. 글이 버릇이 없다. 위아래가 없고 앞뒤가 모호하다.
강아지 따라가듯 알 수 없는 곳으로 가는 글이 즐거웠다.
#커피를 삼켰다.
커피를 마셨다.
커피 한 모금.
조금씩 오래 머물고 싶고 자꾸 원한다.
커피 향을 맡았다.
따뜻하게 마셔도 좋고, 시원하게 마셔도 좋다.
밤에도 좋고, 낮에도 좋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커피는 그랬다.
진한 것이 들어와서 나를 진하게 만든다.
커피와 시선이 마주쳤다.
커피에게 생명은 없지만 나에게 생기를 주므로 생명이 있다.
커피와 얘기한다?
그런 일은 없겠지만, 가끔 그런 일을 일어난다.
커피는 말할 수 없지만, 말을 걸면 말을 한다.
커피는 죽었다가 살고, 살다가 흐려진다.
문득 보니 커피 색깔이 검었다.
검지만 검다고 말하기 묘하게 검다.
익숙함은 무지가 살고 있는 은신처다.
커피가 검었다니, 알고 나서 알게 된다.
그러려니 하고 지나감으로 알아채지 못했다.
커피는 불을 지나왔다.
높은 열을 지나면서 열기는 커피콩을 태우고 검게 변하게 했다.
그리고 커피콩은 비로소 커피가 되었다.
열을 지나지 않았으면 검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태워져야 전혀 다른 것으로 변한다.
탐즈가 머든에게 말했다.
- 머든. #블랙핑크의 #블랙이 이런 걸까?
- 이런 거란 어떤 것을 말하는 거지?
- 커피처럼 자신들을 태웠다는 걸 말하는 걸까?
- 사람은 커피가 아니네. 타면 죽는 거라네.
- 그렇지, 그거라네. 죽어야 새롭게 태어나지. 죽은 시간을 넘어서야 검게 되는 거야.
검은 시간을 넘어서 전혀 다른 존재가 된 거야. 일종의 무협세계의 '#환골탈태'랄까.
블랙핑크는 데뷔를 위해 많은 시간을 준비했어, 오래도록 태웠을 거야.
노래와 춤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오랜 시간 배웠겠지.
그러면서 과거는 불처럼 타고 내일이 남은 거지, 오늘이란 날로.
그래서 블랙이란 하나의 #상징이야.
무언가를 태워서 무언가로 남은 사람. 이걸 상징하지. 블랙은 말일세. 그럴듯하지 않나?
그래서 블랙으로 태어나서 누군가에게 핑크를 주는 거야.
- 좋네. 그럴듯하네. 하지만 알 수가 없어 안타깝구먼.
- 그래, 그렇지. 우리는 사실을 알려고 하는 게 아니니까, 생각을 하려는 것이지.
맞다 틀리다의 세상에서 이런저런 세상으로 나와야 해. 혼자 살지 않고 모두 살기 때문이지.
- 블랙이란 고난, 역경, 힘든 과정, 시간 이런 거라고 말하는 건가?
- 뭐 그런 거지. 어떤 기준선일세. #성시경의 노래 있지 않은가?
노래가사 중에 이런 게 생각이 나네. '나는 너를 알기 전과 후로 나뉘어.'
- 그 노래 제목이 뭔가?
- 제목은 모르겠네. 찾아보면 알 수 있겠지.
찾아보면 되는 건 고마운 거네. 약간의 수고를 지나면 알 수 있는 거니까.
(핸드폰으로 #검색을 해 본다. #성시경 너를 알기 전과.... 검색 결과. '#너의 모든 순간' 가사 )
이윽고 내가 한눈에 너를 알아봤을 때
모든 건 분명 달라지고 있었어
내 세상은 널 알기 전과 후로 나뉘어.
- 가사가 느낌이 있네. 세상은 #예수님 전후로 #BC와 #AD로 나뉘는 것과 같군. 예수님은 사랑이라고 하지 않나, 사랑을 알기 전과 후로 나뉜다는 게 그래서일까?
- 좋군, 부드럽네. 잘 이으면 부드럽지. 부드러운 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주네.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명분을 주지.
이해는 매너의 옷을 입혀줘야 힘이 생기네. 쉬운 게 가장 힘이 세지. 좋은 비유였네.
쉬운 이해가 가장 똑똑한 법이지.
사랑이 위대한 이유는 모두가 하기 때문이네.
내가 하니까 잘 이해하지. 그래서 사랑이 가장 위대한 거네.
모두가 하니까. 하지만 가장 어려운 게 사랑이네.
사랑은 누구나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네.
- 그런데 의문이 드는군. 가슴이 시커멓게 탔다는 얘기가 있지 않은가.
너무 큰 고난은 사람을 아예 태워버리지. 이것도 블랙인데 이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 모두 타 버리면 하얀 재가 되네.
커피는 끝까지 탄게 아니야. 불에 탔지만 본연의 맛을 지킨 것이지.
무엇을 줘야 할지 알고 그것을 지킨 거네. 거기까지만 자신을 태울 수 있어야 하지.
그리고 그 불에 꺾이지 않은 거네. 의지가 있어야 하네. 고난에 탔어도 자신을 지켜낸 거지.
까맣게 태우지만 차이는 그 불에 꺾이느냐 아니냐가 아닐까 싶네.
- 그럼 태워서 핑크로 남은 건가?
- 그것도 한번 생각해 볼 일이네. 핑크로 남은 게 아니고 핑크를 품은 거지. 검지만 핑크인 거네.
아니면 그렇게 자신을 한번 태웠기 때문에 핑크를 가질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지도 모르겠네.
블랙을 넘어야 핑크가 되는 거네. 불을 넘어선 커피콩이 커피가 되는 거지.
그렇게 보면 블랙이 핑크인 거네.
- 그럼 블랙이 곧 핑크구만.
- 그렇게도 생각이 드네. 그래서 블랙핑크가 되는 건가?
- #블랙이 #핑크고 핑크가 블랙이라..... 그럼 핑크블랙이라고 해도 좋았을 것을.
- 그것도 좋구먼, 하지만 순서가 바뀌면 의미가 바뀌네.
'사랑과 이별'은 '이별과 사랑'과 다른 것처럼 맛이 다르네.
핑크블랙은 검은색의 종류로 느껴지니까 말일세.
블랙핑크는 왠지 둘이 하나인 것 같지만, 핑크블랙은 그냥 하나라는 생각이 드네.
- 그런 의미로 본다면 '블랙핑크'라는 이름은 재미있는 걸 숨기고 있군.
- 아무렇지 않게 말하다가 무언가를 찾는다면, 그건 #숨은 그림 찾기처럼 재미있는 일이네.
맞고 틀리고는 시험에서나 중요하지. 인생에서는 아니네.
인생에선 오늘 맞다고 생각한 것이 내일은 틀릴 수 있고, 반대일 수 있네.
정답과 오답보다는 나에게 적합한가 아닌가로 생각하는 게 좋네.
그런 의미로 본다면 블랙핑크의 의미가 '블랙으로 태어난 핑크'라는 해석은 좋다고 보네.
재미있는 건 '핑크로 태어난 블랙'도 의미가 되네. 내 생각은 그러하네.
- 음, 심오하군. 설득력 있네.(웃음)
그리고, 블랙핑크는 4글자 아닌가? 멤버가 4명일세. 이것도 재미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