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세 마리 새와 하나의 씨앗

by 글하루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어느 날, 작은 씨앗 하나가 언덕 위에 떨어졌다.

주변은 온통 바위투성이었고, 땅은 메말라 있었다.

그곳에 있던 세 마리의 새가 떨어진 씨앗을 보고 말했다.


첫 번째 새가 말했다.

"이 씨앗은 너무 작아. 이걸 심어도 아무것도 자라지 않을 거야."


두 번째 새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게다가 땅이 너무 척박해. 여기에선 싹이 날리 없지."


세 번째 새가 씨앗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씨앗은 가능성이야. 씨앗은 어디든 뿌리를 내릴 수 있어.

한번 심어 보는 것도 좋겠어."


첫 번째 새는 비웃었다.

"시간 낭비야. 더 좋은 먹이를 찾으러 가자."


두 번째 새도 고개를 저으며 날아가 버렸다.

하지만 세 번째 새는 씨앗을 부리로 물고 강가로 날아갔다.


세 번째 새는 부드러운 흙 속에 씨앗을 조심스럽게 심었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강에서 물을 떠 와 씨앗 위에 떨어뜨렸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새들이 비웃었다.

"넌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씨앗 하나에 저렇게 애를 쓰다니."

"넌 시간 낭비를 하고 있어. 저렇게 작은데 뭐가 되겠어."


세 번째 새가 말했다.

"이 씨앗이 뿌리를 내릴 수도 있잖아.

적은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한번 해볼 가치가 있어."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마침내 작은 싹이 땅을 뚫고 나왔다.

세 번째 새는 기뻐하며 더 정성껏 물을 주었다.


그러나 첫 번째 새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이제 싹이 나왔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야?

곧 시들어 버릴지도 몰라."


두 번째 새도 한마디 거들었다.

"여기서 큰 나무가 자랄 거라 생각해? 너무 무모한 생각이야."


그러나 싹은 자라났고, 뿌리를 점점 더 깊기 내렸다.

점점 자라나는 나무는 바람이 불어도 쓰러지지 않았고,

비가 오지 않아도 견뎌냈다.

세 번째 새는 묵묵히 지켜보며 말했다.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넌 자라날 거야."


몇 해가 지나, 작은 싹은 어느새 제법 커다란 나무가 되었다.

그 나무 아래에는 시원한 그늘이 생겼고, 쉴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나무에서 새로운 씨앗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첫 번째 새는 말했다.

"내가 그때 저 씨앗을 심었더라면, 지금보다 더 많은 나무 아래에서 쉴 수 있었을 텐데."


두 번째 새가 말했다.

"이곳에서 나무가 자랄 줄 았았다면, 나도 한번 노력했을 텐데."


세 번째 새가 말했다.

"작고 보잘것없는 씨앗도, 정성과 시간이 더해지면 이렇게 크게 자라는구나."


작고 보잘것 없는 씨앗은 현재의 모습일뿐, 결코 미래가 아니다.

누군가의 노력과 시간이 더해지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중요한건 시작하는 것,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씨앗은 작지만, 그 안에는 숲을 품고 있다.

모든 노력은 시간 속에서 피어난다.

기적은 한순간에 오지 않는다.

시간과 정성이 더해지면, 씨앗은 나무가 된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아. 어떤 걸 얻게 될지 모르는 법이지."

- 영화 포레스트 검프 중에서 -

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