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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네타(Magenta)

by 글하루

마그네타(Matenta)


어느 해 어느 달 어느 날 저녁.

하늘 끝 물든 빛에

너의 이름이 스쳤다.


보랏빛과 붉은빛

뒤섞인 물결이

내 마음 갈피마다

젖어 있었다.


너는 어느 날의 어디에 있었던가.

맞닿은 곳

맞닿은 시간

바람에 흩어진 빛으로

기억과 시간의 경계를 물들인다.


손끝이 닿아야 사라지는 네 숨결.

보아도 알 수 없구나

이 빛이 너인지 아니면 그림자인지.


노을이 길게 기울며 타오를 때

그저 멀리 서성일뿐.

타올라 아름다운 저무는 시간,

내 가슴이 너를 부른다.



마그네타는 단순한 색이 아니다.

빛과 그림자가 춤을 추는 공간이며, 추억과 시간이 뒤섞여 떠오르며 퍼지는 감각이다.

보랏빛과 붉은빛이 한데 얽혀 만들어내는 마그네타의 파동은 마음속 깊은 곳,

다시 돌아가고 싶은 얘기와 잔잔한 추억에 살며시 닿는다.


"가장 깊은 빛은 침묵 속에서 태어나고,

그것은 사람의 마음에 닿는다."


해질녘, 창문 너머로 퍼지는 노을의 마그네타를 바라본다.

노을이 붉게 물들기 전, 푸른 하늘과 붉은 태양 사이의 경계에서 그 색은 잠시 머문다.

시작이 끝과 만나며, 끝이 새로운 시작과 만나는 곳.

시간은 모든 것을 휘감고 흘러간다. 그러나 마음은 그것을 색으로 붙잡는다.


마그네타는 침묵 속에서 울린다.

그것은 피아노의 낮은 음과 같이, 세상을 조용히 흔들어 깨우는 진동이다.

작은 꽃다발의 보라색 꽃잎 속에서 마그네타를 보았다.

꽃병에 꽃을 꽂고 햇볕이 들 때 온통 바라보았던 기억에 머문다.

색의 목소리가 들린다.


"작은 것은 크다.

작고도 깊은 것들이 마음을 크게 흔든다."


꽃잎의 결마다 베어 나오는 속삭임은 '기다림'이었다.

기다림은 오래된 기억이 되거나, 아직 도착하지 않은 미래일 때도 있었다.


"기다림은 고통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참된 리듬이다."


가끔 오늘 하루에서 마그네타를 찾고 싶어진다.

손끝으로 닿을 수 있는 곳에서 만지고 싶었다.

마치 나에게 말을 건네는 듯하다.

"너의 기억은 색으로 남을 것이다. 잊지 말아라."

그 색을 마음에 흩뜨려 새기는 마그네타.

마치 사라질 듯, 그러나 영원히 존재하는 잔상처럼.


"사라지는 것이야말로 영원하다.

그것은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마그네타는 보라색과 붉은색이 조화롭게 섞인 색으로,

빛의 삼원색에서 빨강과 파랑이 결합해 만들어내는 색상이다.

감각적으로 화려하면서 고요한 느낌을 주며 감정의 깊이, 내면의 울림을 말하기도 한다.

기억과 감정, 시간의 잔상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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