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10/9 산책길에서 동기언니 만난 썰, 장수생들의 대화

by 오뚝이


10/9 목요일 저녁


출처: 네이버 블로그 ‘따오기 캘리' (아래 링크 있음)



저녁 먹고 나갔는데 산책로에서 동기 언니를 만났다.


언니는 작년까지 학원을 다니다가 올해는 고시촌에 자취방을 얻어서 혼자 공부하고 있다. 안 그래도 추석 연휴에 언니에게 만나자고 하려다가 모처럼 쉬고 밀린 공부를 할 수도 있으니 일부러 연락을 하지 않았었는데 딱! 마주친 것이다.


언니는 나와 로스쿨 3학년 때 같은 열람실을 썼었다. 나와 바이브가 잘 맞는 언니이다. 언니는 오랜 시간 직장 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로스쿨에 입학했다. 같은 고시촌에 있지만 자주 못 만난다. 그래도 가끔 만날 때마다 나에게 힘을 주는 언니이다.


우리는 걸으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요즘 너무 진도가 안 나가. 예전에는 최신판례집 한 삼일이면 다 봤거든? 너무 진도가 안 나가서 다른 과목 보고 있잖아."


"언니 그거 지겨워서 그런 거예요. 저도 그래요. 예전처럼 진도가 팍팍 안 나가요."


"어 맞아. 그런 거 같아. 지겨워 이제."


"이게 확실히 아는 건 아니니까 보긴 봐야 되고, 예전에 본 거니까 기시감은 있고... 공부가 지겨워요."


"뭔가 파이팅이 안나. 학원에 처음 갔을 때처럼 내가 이번에 뭔가 해보겠다! 하는 파이팅이 없어."


"저도 그래요. 학원 지겨워서 요즘에 아예 학원 안 나가고 혼자 공부해요.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는데 그냥 사람의 존재 자체가 지겨워요 ㅋㅋㅋ."


"어 맞아."


언니는 또 살찐 거는 시험 끝나면 빼면 되니까 절대로 그거 때문에 지금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했다.

그 말이 정말 고마웠다.


우리는 이렇게 장수생으로써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하며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다.

언니는 더 걷겠다고 해서 나는 먼저 집에 들어왔다.

언니나 나나 공부를 이렇게까지 오래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언니가 꼭 합격했으면 좋겠다. 나도 꼭 합격했으면 좋겠고.

함께 합격해서 지금 이 순간을 되돌아보며 함께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낮 산책 + 저녁 산책. 많이 걸었다!


추석연휴가 다 지나갔는데 추석 잘 보내라고 다른 5시생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친구가 너무 진지하게 카톡을 보내서 웃음이 나왔다.


아련한 친구의 카톡


마침표만 잘 찍으면 안 되지 이놈아...ㅎㅎ

마지막 시험이라고 생각하니 울컥했나 보다.

감성적인 놈...

친구도 이번에 꼭 합격했으면 좋겠다!

우리 같이 합격하자!! 제발!!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함께' 하는 동기, 친구의 존재가 있어서 마음이 든든하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 아프리카 속담을 좋아한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함께 꼭 합격하자. 비록 지금은 합격이 너무 먼 일, 남 일처럼 느껴지지만 함께라면 할 수 있어.







아까 보니 내 브런치 북이 ‘요즘 뜨는 브런치 북’에 떴다. 얼떨떨했다. 선정기준이 뭔지 모르겠다. 브런치 관계자들이 나 시험 잘 보라고 띄워준 거 같기도 하고… 물론 이것은 전적으로 나의 글을 봐주시는 작가님들 덕분이겠지! 감사합니다! 나의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 내 수험생활을 지켜봐 주시고 한결같은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 합격하면, 아니 시험이 끝나면 한 분 한 분 뵙고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단체 줌 미팅이라도 할까요? ㅎㅎ





**나에게도 필요한 수험생 멘탈 팁

-모의고사 앞두고 최선을 다하되 '기를 쓰고 잘 봐야지'하지 말 것 : 시기상 완벽히 준비가 될 수 없음. 본시험 전날까지만 준비되면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 한 곳에 여유 남겨두기. 학원 원장님이 그랬다. 진짜 실력은 10모 이후에 확 오른다고. 재작년에 10모를 치고 성적이 11월에 나왔는데 그때 성적을 받고 멘털이 터졌던 경험이 있다. 열심히 했는데 성적이 개떡같이 나오고 나니 정말 공부 의욕이 꺾이더라. 일부러 성적을 안 보는 것도 방법임. 그전에 모의고사에 임하는 자세부터 '이번에 어떤 문제가 나오려나' 한 번 본다는 생각으로 마음 편하게 보기. 대신 리뷰를 꼼꼼히 하면 된다.




**캘리그래피 이미지 출처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대전.. : 네이버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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