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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닝햄 아저씨 나중에 만나요.

그림 동화책 따라 그리기 일곱 번째 책 ‘동물원 가는 길’

그림 동화책 따라 그리기 일곱 번째 책


책 : 동물원 가는 길 / 존 버닝햄 글, 그림
재료 : 피그먼트 유성펜, 칼라 펜, 파스텔 연필, 유성 색연필, 회색 수성펜, 스케치북


‘동화 따라 그리기’ 일곱 번째 책은  동물원 가는 길/ 존 버닝햄(THE WAY TO THE ZOO / JOHN BURNINGHAM)입니다. 그림 그리기에는 A5 스케치북이 적당했지만 그 크기로 그리고 싶은 책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번에는 좀 크게 그려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니까요. 인터넷 서점에서 보니 이 책은 A4 사이즈 가로로 되어 있고 그림도 크게 어렵지 않고 단순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존 버닝햄의 그림 동화책은 집에 많이 있었지만 이 책은 훨씬 쉬워 보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을 받아서 어떤 재료로 그려야 하나 하고 자세히 보고 당황했습니다. 분명 인터넷에서 화면으로 볼 땐 단순해 보였거든요. 지금은 동화책을 따라 그려도 일부만 그리고 다른 재료로도 그리지만 그때는 똑같이 따라 그리려고 노력했었습니다. 덕분에 집에 없는 재료들을 사야 했습니다. 상상해 보면 존 버닝햄은 자기 책상 위에 있는 모든 그림 도구를 이것저것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사인펜, 파스텔, 까만 펜, 회색 펜, 색연필 등을 섞어서 그림을 그린 거죠. 책을 바꾸는 게 나은 것이 아닐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사놓으면 다른 동화책을 그릴 때 쓰겠지 하며 알파몰과 화방넷에 있는 재료들을 열심히 비교해서 구입했습니다. 가족들은 이러다 우리 집이 문구점 되는 것 아니냐고 놀렸습니다. 사실 그동안 그림 그리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재료를 구경하고 하나씩 모으는 재미도 꽤 컸습니다. 이렇게 유성 색연필, 파스텔 연필, 칼라 펜을 구입하고 본격적으로 일곱 번째 책에 들어가게 됩니다.

​책을 따라 그리기 시작하고 며칠이 지나니 두 번째 난관이 있었습니다. 내내 거실의 작은 사이드 테이블에서 그림을 그렸었는데 이번엔 책도 크고, 스케치북도 크고, 재료도 많아서 펼쳐 놓고 작업할 공간이 부족했습니다. 절실하게 넓은 책상을 갖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이란 책에서 지적 자유를 위해서  어느 정도의 돈과 자기만의 방은 일종의 필요조건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역시 예술 작업은 자기만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내 책상 자리가 필요하다고 가족들에게 외쳤지만 그땐 불가능했습니다. 아쉽지만 ‘작가의 책상’이 생기기 전까진 이 책을 따라 그리는 것은 잠시 미뤄놓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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