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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돌아갈 곳은?

그림 동화책 따라 그리기 여섯 번째 책 ‘아주 머나먼 곳’

그림 동화책 따라 그리기 여섯 번째 책


책 : VERY FAR AWAY / 모리스 샌닥 글, 그림
재료 : 피그먼트 펜 0.1, 수채색연필 2색(검정, 갈색), 워터 브러시, 스케치북


여섯 번째 책은 모리스 샌닥의 책을 골랐습니다.

모리스 샌닥은 동화책 ‘괴물들이 사는 나라’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주인공인 맥스는 엄마에게 혼나 방에 갇혔는데, 잠깐 잠이 들어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왕으로 지내다가 꿈에서 깨어나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 책을 봤을 때 괴물들이 눈을 부라리며 자세하게 그려져서 아이들이 보기에 무섭지 않을까 걱정했었습니다. 하지만 괴물들이 맥스에게 왕이 되어 달라 하고 꼼짝 못 하는 것을 보니 괴물들이 보기보다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깊은 밤 부엌에서’라는 책도 있습니다. 둘 다 어른들이 상상하지 못할 아이들만의 세상을 그려 놓은 책입니다. 그 밖에도 모리스 샌닥의 책은 따라 그리기 쉬운 단순한 그림체에서 '괴물들이 사는 나라'처럼 그림이 어려운 책까지 종류가 많습니다. 각자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서 그려보기에 좋습니다.

그중에서 A5 스케치북의 크기와 비슷하고 단순해 보여서 여섯 번째로 고른 책이 'VERY FAR AWAY(아주 머나먼 곳)입니다. 원서가 궁금해서 사 보았는데 나중에 번역본으로 출간된 책을 보니 번역본의 색감이 좀 떨어져서 아쉬웠습니다.


주인공인 마틴은 동생을 돌보느라 자기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엄마에게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가출을 결심합니다. 정장을 챙기고,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수염을 붙인 다음 집을 나옵니다. '아주 머나먼 곳'으로 가겠다고 마음을 먹지요. 늙은 말과 참새와 고양이를 순서대로 만나게 되고 고양이가 안다는 '아주 머나먼 곳'을 찾아갑니다. 그곳에서 서로의 행복한 추억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서로 자기 얘기만 하면서 싸우게 되고 결국 모두 각자의 길로 떠나 버립니다. 혼자 남은 마틴도 이제 슬슬 엄마를 보고 싶어 집니다. 돌아갈 곳이 있는 마틴은 뒷모습이 행복해 보입니다.



동화 따라 그리기 여섯 번째 책 'VERY FAR AWAY'는 한 페이지 그림을 이틀에 걸쳐 그렸습니다. 먼저 대략적인 구도를 연필로 그립니다. 그다음에 피그먼트 펜(유성펜)으로 자세히 그립니다. 수채색연필 갈색과 검정으로 칠한 다음 워터 브러시로 칠하면 그림이 완성됩니다. 페이지마다 윗부분에 배경으로 깔리는 건물들의 벽돌과 창문이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페이지마다 나오는 배경은 계속 그려도 창문 비례가 맞지 않거나, 건물이 잘리기도 했습니다. Ctrl+C, Ctrl+V 해서 붙여 넣고 싶었답니다.

책을 고르고 첫 페이지를 그리면 다른 책을 다시 고를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그리다 보면 원본과 비슷해 보이고 사진을 찍으면 더 있어 보입니다. 이렇게 마틴과 말, 참새, 고양이와 즐거운 45일을 보냈습니다.

이번에도 아들과 같이 시간을 보냈는데요.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을 그렸을 때처럼 제 그림을 보면서 창문이 빠졌다, 벽돌이 모자라다 하면서 숨은 그림 찾기를 했습니다.



어떤 동화책은 첫 페이지를 그리고 나면 어려워서 다른 책을 다시 고를까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그리다 보면 원본과 비슷해 보이고 사진을 찍으면 더 있어 보입니다. 이렇게 저는 조금씩 그림 실력이 늘면서 마틴과 말, 참새, 고양이와 즐거운 45일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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