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궁금했습니다
그림 실력은 언제 늘까요?
100일 동안 매일 그리면 그림 실력이 좀 늘었을까요? 기대만큼은 아닙니다. 물론 하루에 3~5시간씩 매일 그렸으면 그랬겠죠. 하지만 우리는 일상을 유지하느라 좋아하는 일이라 해도 그렇게 오랜 시간을 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대신 하루의 작은 시간을 들여서 계속 지속해야 합니다. 100일, 200일, 300일 이렇게 말입니다.
“작은 행동은 스몰 스텝 전략의 핵심이다.
아주 작은 행동을 취해야만 번번이 좌절을 경험케 했던 장애물을 조용히 지나갈 수 있으며 심지어 그것들을 사소하고 웃어넘길 만한 것으로까지 느낄 수 있다.
천천히, 하지만 괴롭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만 지속할 수 있고 변화를 위한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다.”
‘아주 작은 반복의 힘' 로버트 마우어
100일 그림을 그리는 모임이나 수업의 단톡방에 이 문구를 초반에 올려드립니다. 처음에는 의욕이 충만해서 시간을 많이 들여서 그림을 그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하루를 놓치거나 그림이 생각보다 잘 안 그려지면 의기소침하게 됩니다. 100일 동안은 그림 실력에 기준을 잡지 말고 선 하나라도 그려서 인증을 하고 계속 지속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계속 그리기
그리기를 계속 지속하려면 아주 쉬운 그림부터 그려서 뇌가 거부감이 없고 의식하지 못할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동화 따라 그리기가 좋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뭔가 노력한다는 느낌이 덜 듭니다. 주제를 찾거나, 그림 도구를 매번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매일 조금씩 따라 그리면 됩니다. 그럼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하루 5분, 10분 따라 그려서 그림 실력이 언제 늘지?’ 사실 저도 궁금했습니다. 100일 그림과 200일 그림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림 실력에 집중하지 않고 지속하는 데 집중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날마다 그림을 그리고 100일이 지나 보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스템을 스스로 만들어 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간을 확보하고, 그림 그리는 환경을 만들어 놓게 됩니다. 그리고 인스타, 유튜브, 블로그 등 미디어들도 그림에 관련된 것들로 채우게 됩니다. 실제 그림 그리는 시간은 짧아도 일상이 그림으로 차게 됩니다. 남들이 그려 놓은 그림, 영상, 책들을 보는 것이 직접 그림을 그릴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것을 그려야 합니다. 전 건축을 전공했지만 건물 그리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참 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기가 괴로우니 늘지 않았고 지속하기도 힘들었던 거죠. 인물, 풍경, 동화책, 일상 그림일기, 음식 등 각자 좋아하는 주제를 그리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그 주제를 그리는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보면서 계속 그리게 됩니다. 이렇게 200일, 300일을 가게 되면 실력이 조금씩 느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림 주제
무엇을 그릴까 고민하는 시간이 그리는 시간보다 오래 걸릴때가 있습니다. 여유있는 날이면 괜찮지만 늦게 시작을 하면 시간에 쫒겨 그리게 되고 결과물에 대해 만족감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동화책을 연달아 따라 그렸습니다. 요즘은 집에서는 동화책을 따라 그리거나, 인물을 그려 보려고 산 책 ‘SATORIALIST ‘에서 한 페이지 씩 그립니다. 밖에서는 이미지 공유 앱 ‘핀터레스트’에서 찾거나, 내키는 대로 아무것이나 보고 그립니다. 100d100d를 할때나 카카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미리 정해진 주제를 그립니다.
항상 도구 챙기기
어딜가든 스케치북과 필통을 챙긴다. 제 필통은 가운데 넓은 칸에는 고체 물감, 작은 물병, 잉크,연필깎이, 지우개가 있고 양쪽엔 각종 펜과 색연필이 있습니다. 항상 들고 다닙니다. 만약 상황이 안되면 작은 노트와 펜 하나는 꼭 챙깁니다. 동화 따라 그리기를 할때는 책을 가지고 다니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오늘 그려야 하는 페이지를 사진으로 미리 찍어 놓으면 어디서든 그릴 수 있습니다.
100일 그리기는 실력보다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스템을 천천히 만들어 놓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