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그리고 그리고 그리기

그림 동화책 따라 그리기 첫 번째 책 : 여섯 사람

그림 동화책 따라 그리기  번째  : 여섯 사람
 : 여섯 사람/ 데이비드 매키,  그림, 김중철 옮김/ 비룡소
재료 : , 스케치북이나 노트

아이들이 많이 컸지만 집에는 그림 동화책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그림이 간단해서 만만해 보이는 책을 골랐습니다. '여섯 사람' 단색과 단선으로 그려진 책입니다. 집에 있는 여분의 종이와 플러스펜으로 제목과  페이지를 그렸습니다. 너무 쉬운걸, 그다음 장도 따라 그려봐야겠다. 아이들에게 보여주었더니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3~4 따라 그리고 나니   전체를 따라 그려서  권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옛날에 여섯 사람이 있었고, 그들은 평화로이 일하면서   있는 땅을 찾고 있다'라는 이야기로 시작하고 같은 이야기로 끝나는 책입니다. 여섯 사람은 땅에 정착하고  많은 것을 가지게 되면서 그것을 지키기 위해 군대를 만듭니다. 전쟁을 벌이다가 결국 모두 죽고  여섯 사람만 살아남아 다시 평화로운 땅을 찾아 떠난다는 이야기입니다. 도돌이표 같은 인간의 역사를 이렇게 간단하게 동화책으로 쓰다니 놀라웠습니다.


무한 반복하는 역사처럼 병사의 갑옷에 수많은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걸 언제  그리나 하면서 대강 그리면 동그라미 크기들이 제각각이 되어 버립니다. 따라 그려보니 작가는 동그라미 하나하나 정성 들여 그린 것이라는 것을   있었습니다. 사소한 동그라미,  하나로 그림 전체는 느낌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천천히 정성 들여 동그라미와 선을 그렸습니다.

그림은 언뜻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작은 병사들 각자의 머리 모양, 수염, 옷차림들이 미묘하게  다릅니다. 멀리서 보면 비슷해 보이는 삶이지만 가까이 보면 우리 삶은 누구와도 같은 삶이 없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우리가 모두 비슷한 일상을 사는 것처럼 보여도 각자는 굉장히 다른 결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요.

그냥 동화책을 읽는 것과 그림을 따라 그리는 것이 다른 점은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책을 쓰고 그렸을까 상상해보는 시간이  길다는 것입니다. 보통 금방 읽고 덮고 마는데 천천히 하나의 책을 날마다 따라 그리다 보면 작가와 내가 대화를 하는  같은 생각이 듭니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이것을 그렸어요? 내가 그리는  재료가 맞나요? 흑흑... 병사가 너무 많아요.


이렇게 동화 따라 그리기는 날마다 거르지 않고 계속되었습니다. 열심히 점을 찍고 동그라미를 그리며 조금씩 시간이 쌓인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30, 길면 1시간 동안 그린 그림들이 쌓이는 것을 보면 누가 인정해 주지 않아도 뿌듯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매일 그리기를 지속할  있는 여러 가지 조건이 있었어요. 좋아하는 그림 동화책으로 시작했고, 그때 마침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저의 매일 그리기는 병사들 갑옷의 무한 동그라미처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전 10화 그림 실력은 언제 늘까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