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척이 느껴져 창 밖을 바라보니
비둘기 세 마리
집을 봐도 되겠냐며
두 친구는 난간에서
한 친구는 집을 둘러보며 요리조리
나는 그들을 잠시 지켜보며
어렵지만 꺼낼 말을 입 안에서 데굴데굴
공손하게 나는 세입자를 받지 않는다 말하니
두 친구는 얼굴을 마주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부지런히 집을 보던 비둘기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나의 눈을 응시한다
나는 고개를 저었고
그들은 움직임 없이 고개를 떨구고
미안, 지금은 아닌 것 같다며 서글픔을 드러내니
두 친구가 먼저 떠나고 남은 한 마리,
아쉬움에 몇 번을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나서야
무거운 날갯짓으로 그들을 따른다
셋은 친구였을까
서로의 집을 함께 찾으러 나선 것이었을까
간절했던 그 눈빛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예전에도 돌려보낸 세입자 생각나
마음이 배로 슬퍼지네
언젠가 그들 모아 함께 살면 좋겠구나
다시 한번 미안함을 그들이 있을 그곳에 외치며
이 무거운 마음을 제물 삼아 기도하련다
이번 여름도 무사히 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