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출연 제안을 받은 날 기록.
며칠 전, 메일함을 열어보니 브런치를 통한 [제안]이 와있었다. '혹시, 책 출간 제안일까? 지금 작업하고 있는 책이 있는데 정중하게 거절해야 할까?', '아니라면 스펨 메일이겠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메일함을 열었는데, 모 방송국의 담당자로부터 온 메일이었다. 브런치 글을 보고 연락을 주셨다고 했다.
브런치 글을 보고 저희가 구상하고 있는 프로그램과
흐름이 맞을 것 같아서 연락드렸습니다.
아직 방송 출연 여부도, 일정도 미정이고, 또 출연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네이버 블로그도 꾸준히 해오고, 인스타그램도 4-5년 동안 함께 해왔는데. 생각해보면 브런치를 통해 뜻하지 않은 제안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대학교 학보사를 통한 인터뷰 제안, 도서관 사서분을 통한 칼럼 제안, 월간지 투고 제안 등... 방송 출연 제안까지 받았다면, 이보다 더 뿌듯한 순간이 있을까!
브런치는 코로나가 시작되고 강제 백조가 되었을 무렵, 소소한 위안을 준 나의 공간이기도 했다. 생각보다 나의 지인들은 브런치에서까지 나의 글을 읽지 않아서 더 자유롭게 나의 이야기와 생각을 써갈 수 있었다. 어쩌면 이러한 순간들이 모여서 책 출간까지 이어졌으리라 생각한다. 책 출간은 마음먹었다고 해서 바로 써지지 않고, 그동안의 자원들이 어느 정도는 필요한데, 그 자원을 만들 수 있게 해준 공간이었다.
숏츠의 시대, 릴스의 시대, 그리고 '자기 계발'이라는 키워드가 대세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나도 한 때는 자기계발이라는 함정에 빠져서 관련 책을 읽고,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타고 들어가서 보곤했다. 마치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 수능 공부는 하지 않고, 합격 썰을 푸는 영상만 계속 보는 격이었다.
자기계발을 하는 과정은 좋은데, 결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았을 때의 현타를 마주하는 순간은 너무나 힘들었다. 아무도 보지 않을 것만 같은 글을 쓰는 순간도, 작은 언어치료실 안에서 아이와 마주하고 있는 그 시간도 때로는 에너지가 소진되게만 느껴지곤 했다. '남들이 말하는 월 천 수익을 나의 직업에서는 가질 수가 없는걸까?'
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가 돈이라면 이 직업을 선택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사회 초년생 때부터 알고 있었다. 급변하는 시대와 30대 중후반 가정 경제(집대출, 아이 교육비, 물가상승 등)를 운용하다보니 자연스레 들어온 욕심이었다. 나의 글과 수업이 큰 수익화를 이루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몰래 갖고 있었다.
그런 마음이 들 때마다 (때로는) 억지로라도 썼던 브런치 연재는 나에게 꾸준함을 가르쳐주었다. 연재글에 썼던 내용을 바탕으로 출간 기획서를 냈을 때 한번에 통과된 적은 없었지만, 그 글이 모이고 모여서 지금 두번쨰 책 내용의 일부가 되었다. 눈에 보여지는 좋아요 수나 공유, 댓글 반응이 인스타그램만큼 짜릿하지는 않지만, 잔잔하게 성장하는 이 시간이 너무나 값지다.
작가가 되고 싶으시다면,
칼럼 제안을 받고 싶으시다면,
교육 방송 출연을 하고 싶으시다면,
꼭, 브런치 하세요!
그동안 '우리집 말배우기 교실' 글을 읽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글로 양육자분들의 '언어발달'에 대한 궁금증과 막막함을 해소해드릴게요.
무엇보다 따뜻한 위로와 온기를 전해드리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