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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선생님 May 29. 2024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아서...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하기로했다.

책을 쓰다보면 누구나 베스트셀러가 되는 순간을 꿈꾼다. 나 또한 다르지 않았다. 출간 선배들의 예언을 실현하듯, 첫 책을 출간한 후 대략 6개월, 넓게는 1년 동안은 온라인 서점을 들락날락했다. 판매 순위가 궁금했고, 순위가 밀려나더라도 앞에 베스트셀러 왕관이 붙으면 그래도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두 번째 책을 출간한지도 어느덧 2-3개월이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현재는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지라 책 출간 순위나 홍보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다. 순위에 한번 신경쓰기 시작하면 마치 성적표를 받은 것만 같이 기분이 요동칠 것만 같기 때문이다.


솔직한 고백으로는, 언젠가는 나의 책이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드는 꿈을 늘 품고 있다.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상상을 해보았을 것이라 감히 예측해본다. 그럼에도, (나를 포함) 여러 무명작가 분들이 출간하신 수많은 책들을 보고 있자면 다시 마음을 다잡아 본다. 그리고 출판사에게는 미안한 마음이지만,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지 않음에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쓰는 행위는 살아가면서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면 지금껏 쓰는 행위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아마 지금보다는 덜 간절하게 썼을 것 같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도, 베셀을 목표로 쓰는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는'이라는 수식어가 주는 힘은 꾸준함의 힘이 되어준다. 


서점 매대의 책은 적게는 1주일, 많게는 한두달 안에 바뀌곤 한다. 책을 출간하기 전까지는 신간 도서를 보러 서점에 갔다면, 언제부터인가 내 책이 한권이라도 서점에 있는지, 혹 있다면 안녕한지에 대한 궁금함에 찾아가곤 했다. 매대(평대)를 차지하는 과정이 단순히 신간 도서라고 해서 올려지지 않는다는 것을 배운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육아서 코너에서 출산 대백과사전을 보고 있는 임산부 뱃지를 단 예비 엄마에게 언젠가는 이렇게 말을 건내보고 싶었다. "저기요, 이거 제가 쓴 책인데요. 한번 읽어 보실래요? 내용이 나름 탄탄해요." 상상속에서나 가능할 일이었다.

코로나 이후로 우리는 더욱 더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언제 어떤 아이템이 유행할지, 어떤 콘텐츠가 소위 말하는 떡상을 할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 살아가야 할지. 정규직이나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누군가도 앞날의 불안함을 이야기하곤 하는 시대이다.


쓰기는 이런 시대를 살아갈 때 순간순간 더할 나위 없는 보람과 기쁨, 그리고 위로를 전해준다. 안정성을 가장 중요시하는 나에게도, 쓰기만큼 좋은 친구가 없다. 아직 나는 초보 작가이기에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책이 베셀이 되든, 되지 않든, 쓰는 기쁨을 알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 그리고 이 감정을 흘러보내고 싶다.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제발 좀 쓰자, 길게 쓰자, 논술이 얼마나 중요한 줄 아니! 이 말보다 양육자가, 가르치는 사람이 쓰는 것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백 마디 말보다 더 센 힘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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