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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선생님 May 23. 2024

리뷰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선물이다.

받아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선물의 가치.

출산 이후 가장 에너지를 얻었던 시간은 책 리뷰를 쓰는 시간이었다. 갓 태어난 아이를 돌보는 '산모'라는 이름표의 흔적이 남은 듯한 기분에서 벗어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출산 전, 당시 유행했던 프랑스 육아 관련 책 이외엔 딱히 육아서를 보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다른 책도 찾아읽지는 않았다. 지금도 좋아하는 이기주 작가님이 당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는데, 이기주 작가님 책을 가방 속에 넣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마땅한 소재가 떠오르지 않아서 리뷰를 썼다. 아이가 언재 잠을 잤는지, 수유를 언제 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재미를 주지는 않았다. 아이가 잘 자라는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는 별개라고 생각했다.


리뷰를 쓰면서 한 개인 독자로서, 블로그에 글을 쓰면 반응해주시는 분들이 계셨다. 누군가 나의 글을 읽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뿌듯했다. 지금은 일을 쉬고 있지만, 나도 생산적인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괜시리 육아에 있어서도 힘이 났다.


리뷰를 쓰다보니 나의 책이 쓰고 싶어졌고, 2022년, 그리고 2024년 3월, 책을 출간했다. '나도 지금까지 많은 리뷰를 썼으니, 내가 쓴 책도 많은 리뷰가 쓰이겠지?' 이렇게 생각했지만, 약간의 미쓰였다. 물론, 감사한 리뷰도 있었지만, 요즘같은 숏츠 시대에 무명작가인 내 책의 리뷰를 만나기는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았다.


리뷰는, 쓰는 이가 써던 이에게 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리뷰를 하고자 책 몇 줄만 읽어서는 진정한 맛을 낼 수 없다. 책 날개에 쓰인 작가의 소개부터 프롤로그, 서두, 중간, 그리고 에필로그까지. 작가의 sns가 담겨있다면 계정을 탐방하며 작가에 대해 알아가는 센스가 있다면 더 맛있는 리뷰를 쓸 수 있다. 깊이가 있다는 말이 맞는 표현이겠다.


지금도 나의 책에 대한 리뷰를 써주시는 분들에 대한 감사함을 늘 기억한다. 매 순간 기억하고 싶고, 간질할 것이다. sns를 잘 활용한다면, 책을 쓴 작가와도 연결이 될 수 있고, 더 깊이있는 소통을 이어갈 수 있다. 무명작가에게 리뷰는 어린 시절 받았던 과자 선물세트, 크레스파 세트,  그 외의 산타할아버지가 주셨던 선물과 같은 가치가 있지 않을까.


* 단, '나는 당신의 책의 리뷰를 성심성의껏 썼는데, 당신은 나의 책에 대해 리뷰를 쓰지 않았군요. 저도 이제 당신 책을 읽을 수는 있지만 리뷰는 하지 않겠습니다.' 이러한 마음은 앞으로의 글쓰기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작가가 좋다면, 여전히 팬심으로, 읽고, 또 써야 한다. 그래야 나도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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