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엄마가 되고 나서야 깨달았답니다.
그동안 아이의 언어발달에 대한 이야기들을 적었다가 다시 지웠다가 반복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간간히 올린 글도 있었지만, 글을 올리려고 하면 시중에 이미 출판된 언어발달 관련 양육서들이 보였다. 조금 주눅이 들어서 글을 삭제한 적도 있었고 나보다 훨씬 더 노련하게 설명해주신 것 같아서 글을 삭제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림책 만들기 과정이 끝난 김에 페이지 몇 장을 더 추가해서 다시 재인쇄를 요청했다. 부모님들께서 그림책을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은 결코 없다. 재인쇄된 그림책(말이 좋아 그림책이지 사실 중철본, 안내 책자로 보일 수도 있다)이 마음에 든다면 주변에 언어발달에 대한 고민을 가지신 분들께 위로의 작은 선물로 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나의 브런치 공간 안에도 이 그림들을 넣고 싶었다. 그동안 삭제하고 다시 쓰고를 반복했던 내용들이 거의 담겨있는 듯했기 때문이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굉장히 식상한 문장이어서, 아이를 키우고 있지 않더라도 금세 볼 수 있는 문구일 것이다. 그런데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양질의 사랑을 주고 있는지는, 때로는 머릿속으로 깊은 반성문을 쓰느라 밤잠을 설치게 하는 문구다.
내 아이를 키우면서 나에게 달라진 점이 수없이 많지만 그중에 하나는 밖에서 엄마에게 혼나고 있는 아이를 보게 되는 순간이다. 아가씨 때는 '저 엄마는 참 모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아이를 임신했을 때는 '나는 절대 저러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컸었는데. 내 아이가 점점 자랄수록 '엄마 참 힘들겠다.'라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하게 된다.
세상이 엄마를 어떻게 바라보든지 엄마의 마음속에는 늘 아이가 자리 잡고 있다. 전문가가 해야 할 일은 엄마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그 사랑을 밖으로 조금 더 꺼내 주는 것이다. 이미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자리를 잡은 지 오래인데, 우울감, 신체적인 피로, 배우자와의 갈등으로 인해서 그 사랑을 꺼낼 에너지가 소진되었을 가능성이 클지도 모른다.
언어발달 영역은 더 민감하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눈에 두드러지게 성장곡선을 올려야만 할 것 같고 아이가 속한 사회 안에서 주눅 들지 않도록 해주어야만 할 것 같은 그런 부담감을 부모도 전문가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해진 답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천천히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 가주되, 아이의 시선에 함께 머무르고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아이의 성장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 같다. 밖에서 보기엔 남들은 '똥 손 그림'이라고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에게 엄마와 아빠가 그려주는 그림은 그 어떤 그림보다 더 보석 같은 그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