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집이냐 낱권이냐 그것이 고민이로다!
아이가 100일이 지나고 앉기가 가능해지고 사물에 관심이 많아질 수록 엄마는 또 다른 고민에 빠진다. 내 생각이지만 '사교육'의 첫 발은 '전집'이 아닐까. 요즘 나오는 전집은 예전에 내가 어렸을 적의 전집과는 차원이 다르다. 25년 전, 30년전을 감히 어디에 댈 수 있을까.
나 역시 전집 고민이 정말 많았다. 화려한 팝업, 세이펜, 그림도 아기자기하고 예쁘고 그리고 무엇보다 있어보였다. 아이가 책꽂이에 꽂힌 책을 꺼내오고, 그 책들을 다 읽어가는 모습. 생각만해도 뿌듯하니까.
그런데 내가 읽은 육아서, 그리고 독서교육을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전집을 많이 추천하시지는 않았다. 물론 자연관찰이나 인물은 전집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나의 경험으로는 전집보다는 낱권의 그림책을 아이와 책장이 찢어질 때까지 보는걸 추천하고 싶다. 그럼 그 책은 어디서 고르는걸까?
1. 의성어/의태어 & 그리고 큰 그림.
돌 이전은 그림이 큰게 좋다. 아이들이 시각이 발달할 시기여서 한 눈에 들어오는 무언가가 있으면 더 자극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은 책을 반복해서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을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하야시아키코' 작가의 그림이 그런 것 같다. 부드럽고 한 눈에 들어오면서도 매번 새로운 것들이 보인다. <달님 안녕> 책이 괜히 오랜 시간 동안 아이들의 베스트셀러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싹싹싹> 그림책처럼 의성어와 의태어가 많이 나올 수록 아이들이 그 책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책 보다는 엄마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소리와 눈맞춤 그 교감을 아이들이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마음 속에 콕 저장시켜두는 것 같다.
2. 엄마가 파악하는 아이 성향
그림책을 몇 권 보여주다 보면 아이가 어떤 것들을 좋아하는지 '깜'이 오게 된다. 동물 그림책, 곤충 그림책, 어떤 의성어/의태어에 반응하는지. 나의 경우는 하야시아키코의 <달님안녕> 시리즈 4권, <두드려보아요> 시리즈 4권. 이렇게 아이에게 보여주었고, <앤서니브라운> 책은 아이가 돌 이전이었음에도 거의 찢어질 정도로 많이 보았던 것 같다. 애착이 있어서 그런지 <우리 아빠가 최고야> 책은 다시 보드북으로 새 책을 사다주었는데 그 책 보다는 오히려 찢어진 큰 책을 더 찾았다.
'이 작가의 그림체가 아이에게 맞나?' 중고 서점에서 비슷한 종류의 책을 사보고 맞다면 또 반복적으로 아이에게 읽혀주면 된다. '많은 그림, 많은 자극을 받아들여야 좋은거 아닌가?'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은 한 가지 책 안에서도 많은 걸 새로 보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양 보다는 '질'에 초점을 둔다면 엄마도 아이도 편안한 책육아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3. 전집을 사고 싶다면 낱권으로 테스트해보기.
나도 전집을 아에 구입하지 않은건 아니었다. 20권정도 보드북 전집이었는데. 팝업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구입했는데 결국 아이는 몇 권만 보았고 나머지 전집은 중고서점에 몇 백원 값이 팔았던 아픈 기억이 있다. 중고서점에 가보니 그 전집도 낱권으로 판매가 되고 있었다.
그 전집이 사고 싶다면 낱권으로 아이에게 보여주면서 관심이 있다면 구입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내가 아는 대부분의 경우는 전집 20권이 있다면 20권을 다 보는 경우는 매우 적었다. (아. 전집 만드는 출판사에서 컴플레인 걸면 어쩌지.)
아이와 그림책방을 가보고 중고서점을 가보는게 사실 가장 좋은 책육아 방법인 것 같다.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자제해야하지만. 아이는 엄마와의 그 시간이 좋아서 책이 좋아진 걸수도 있다.
그리고 두 번째 고민은 미디어가 아닐까.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미디어를 거의 보여주고 있지 않지만 미디어 시대에 미디어를 보여주지 않는다는게 어쩌면 구닥다리(?)라고 생각될 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미디어를 접하지 않아도 뽀로로 친구들 이름도 다 알고 핑크퐁도 알고 콩순이도 알지만. 미디어는 책과의 호흡이 어느정도 잘 맞다면 그 때 보여주어도 늦지 않을 것 같고 가급적이면 최대한 늦게 접하는게 가장 좋은 것 같다. 어른들도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는 그 세계에 아이들을 초대하는 거니까. 조심스러운 부분인 것 같다.
책 육아, 그리고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과의 그림책 이야기. 앞으로 더 풀어나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