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리 Oct 30. 2022

취향은 뭘까?

취향에 대한 나만의 정의

그럼, ‘취향’은 뭘까? 영어로는 taste, preference 로 번역하니까, ‘기호의 경향’이라는 뜻이 되겠다. 이런식으로 사전적 의미를 풀어보면 ’특정한 어떤 걸 좋아하는 경향’이 취향이다. 한편으로는 심미적인 걸 평가하는 능력을 취향이라고도 부르지만, 내가 보기에 그건 ‘안목’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안목은 사물을 분별하는 능력이니까.


‘취향 셀렉샵’을 표방하는 온라인플랫폼 29CM은 최근 공개한 새 미디어 ‘츄즈’에서 이렇게 말했다. ‘끌리는 걸 선택해, 그게 너의 취향이야’ 라고. 좋아하고, 반응하고, 즐겨하는 것들의 조각이 모이면 취향이 된다고, 내가 고른 그 선택 하나하나가 모여 개인의 취향을 만든다고 했다.


꼭 여러 선택지 속에서 ‘고른’ 것만으로 취향을 한정할 순 없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맞는 것 같다. 내가 선호하는 것들을 모으면 취향이 될 수 있고, 무언가 내게 들어와서 ‘영감’이 되면 그게 모여 취향이 되기도 하니까. 또는 ‘취하고 싶은 것들의 방향’도 취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취향’을 여기서 더 뾰족하게 정의하고 싶다. ‘남들이 아니라고 하든 좋다고 하든, 이와 무관하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곧 취향이라고.


취향을 갖는 건 중요하다. 취향은 자기만의 뾰족한 주관이면서, 삶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그 기준점이 생기면 살아가는 데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취향이 없던 때보다, 삶의 중요한 선택에 있어 내게 가장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있다. 현명한 선택은 시간이나 비용을 세이브 할 수 있다. 패션 취향이 뚜렷하면 취향에 안 맞는 제품 구매에 불필요하게 돈 쓸 일이 없을 거고, 이성에 대한 뚜렷한 취향은 본인 연애의 기준이 될 수 있으니 안 맞는 이성을 만나는 데 시간낭비할 필요가 없을 거다. 취향은 삶을 헤쳐나가는데 필요한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그치만, 내 취향에 맞다고 해서 꼭 모든 걸 소장할 필요는 없다. 사람은 변하고, 취향도 변한다. 인벤토리를 꽉꽉 채워두면 새로운 취향이 들어올 자리가 없다. 구입 외에 대여나 구독처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충분히 많다. 즐길 만큼 즐기고, 취할 만큼 취하고, 때가 되면 흘려보낼 줄도 알아야 한다. 요새는 네이버블로그에 본인의 위시리스트를 올리며 패션취향을 공유하는 사람이 많다. 이것도 취향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다. 취향이 기록되기도 하고, 온라인에서 사진과 텍스트의 형태나마 수집되기도 한다. 이렇게 취향은 기록으로 남기고, 정말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통장 잔고가 무한정이 아닌 한, 시간이 하루 24시간으로 유한한 한, 모든 걸 다 취할 수는 없다.


모든 ‘기호의 경향’을 누리기에는 우리 모두 잔고도 시간도 유한하다. ‘남들의 의견과 무관하게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해보자.

이전 04화 가벼운 도전의 촉매제, 유행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