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The Church
솔박카에는 교회라고 불리는 건물이 있었다. 찰리가 짓고 있는 집인데, 집의 재료 대부분을 허물어진 교회에서 가지고 와서 재활용을 했기 때문에 교회라고 불리고 있었다. 특히 검은색 지붕은 교회에 있던 것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 나무 조각을 기와 같이 쌓아서 만든 구조였다. 나무 조각의 아랫부분은 둥글게 깎여 있어서 지붕은 마치 물고기의 비늘이나 용의 비늘처럼 보였다. 지붕은 아마 삼나무로 만든 것 같았다. 집의 모양은 그림책에 나올 듯 한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집은 반 2층인데 사다리 같이 아주 가파른 계단으로 올라가게 되어있었다. 수세식 화장실이 있는 유일한 집이었다.
나무로 만든 집은 관리만 잘하면 백 년은 거뜬하고, 잘 지어진 집은 수 백 년도 버틸 수 있다. 그에 비해 콘크리트 건물은 10년이 지나면 조금씩 부식하면서 발암물질이 배출되고 길어야 40년 이상 버티기 힘들다. 목재 건물은 나무의 질에 따라 집 전체의 질이 좌우되는데 일단 추운 지방의 단단한 나무가 기본이고 또 얼마나 잘 말렸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종종 목공소에서 파는 널빤지 보다 잘 지어진 건물에서 쓰던 목재가 질이 더 좋은 경우가 많다.
미국의 경우 1960년대 이후 베이비부머 세대가 집을 사기 시작하면서 건축업계의 호황이 이루어졌고 그것은 갑자기 많은 집이 지어지는 것과 동시에 건축자재의 질이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 젔다. 1960년도 이전에 지어진 집에는 흰개미가 살지 않는다. 나무가 단단해서 개미가 구멍을 뚫을 수 없기 때문이다. 1990년부터 2000년대 중반-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위기가 태어날 때-까지 다시 한번 건축 호황이 이루어지면서 건축자재의 질은 한번 더 떨어졌고 흰개미들의 천국이 생겨났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집을 잃은 많은 사람들은 집 융자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그들은 타이니 하우스(tiny house)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타이니 하우스 열풍이 불어닥쳤다. 텔레비전에서는 타이니 하우스 관련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나도 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 작은 집을 만드려고 이것저것 준비를 많이 해왔고 집의 설계도까지 사놓았다. 전기, 태양열, 전등, 가스, 수도, 온수, 배수처리, 물이 필요 없는 화장실, 샤워, 부엌, 목재, 단열재, 수납공간 까지 다 알아두었다. 집을 처음 짓는 사람들의 실수나 간과하기 쉬운 작은 노하우까지 열심히 공부했다. 집을 혼자 짓는 법을 알려주는 책도 여러 권 샀고, 또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도 했다. 집을 만들 때 필요한 재료의 목록까지 다 갖추어 놨고, 재료를 주문하고 만들기만 하면 되는 상황까지 갔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땅을 구하지 못해서 포기했다. 물론 내가 생각한 집은 트레일러 위에 짓는 것이었는데, 아무리 트레일러라고 해도 세워놓을 공간은 필요했기 때문이다.
찰리는 Help-Exchange를 통해 자원봉사자를 모았는데, 그래서 독일에서 마빈과 그의 동생이 왔다. 마빈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직전 그의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는데, 마빈은 그때 방황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집을 나와버렸다. 대학교로 진학하는 것을 포기하고 여기저기 떠돌며 생활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동생을 데리고 같이 여행을 시작했다. 마빈의 동생도 대학교에 진학하기 전에 일 년 동안 세계를 돌아보고 싶다고 했다. 마빈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틈 나는 대로 그림을 그렸다. 그는 또한 목공에도 관심이 있어서 찰리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마빈과 그의 동생은 가끔 안나의 집을 도와주긴 했지만 주로 찰리의 교회에서 일했다. 친환경 집이기 때문에 원목으로 된 나무 바닥에 방수처리를 해야 했는데, 벌집에서 나오는 밀랍을 이용했다. 밀랍을 나무에 바르는 과정은 페인트를 칠하는 것에 비해 손이 많이 가고 무척 힘들었다. 독일인 형제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일을 아주 성실히 마무리했는데, 시킨 사람의 예상보다 훨씬 더 꼼꼼하게 처리했다. 안나의 집에 진흙을 바르는 일도 독일인 형제의 손이 간 곳은 왠지 전문가가 손댄 것 같았다. 그 때문에 솔박카의 호스트들은 이런 말을 했다.
"독일인 자원봉사자들을 많이 받아야겠어."
이듬해에 솔박카를 방문했을 때 교회는 완성이 되어 있었고, 찰리의 가족은 새 집에 살고 있었다. 찰리가 살던 집에는 마리나의 가족이 살고 있었다. 찰리의 집에는 벽돌과 진흙으로 만든 부엌이 있었는데, 여러 가지 문양으로 장식이 되어 있었고, 찰리는 그 문양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교회의 처마 끝에는 작은 종이 달려있었다. 종으로부터 내려온 긴 줄을 흔들면 종이 울렸다. 원래 점심식사 준비가 되면 부엌에 있는 종을 쳤는데, 내가 두 번째 솔밬카에 갔을 때는 종이 없어졌기 때문에 찰리의 집에 달린 종을 쳐야만 했다. 종이 작아서 소리도 작았지만 높이 달려 있었기 때문에 멀리 퍼지는 데는 효과적이었다.
찰리는 교회 외에 드래곤 템플이라는 또 다른 건물을 짓고 있었다. 솔박카에서는 여러 가지 의식이 진행했는데, 당시에는 몽고식 천막인 유르트에서 진행했지만 아마 대부분의 의식은 드래곤 템플로 장소를 옮길 것 같았다. 드래곤 템플의 기둥에는 찰리의 목공예 기술이 담겨있어서 아주 멋있게 장식되어있었다. 하지만 완성이 되려면 한참 남은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