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 식사

04. Food and Cooking

by 다니

04. 요리와 식사


부엌에 있는 식탁은 마치 공원에 있을법한 기다란 테이블형이었다. 식당 안에 두 개 밖에 두 개가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에게 점심 식사는 제공을 하지만 아침과 저녁은 자신이 직접 해결해야만 했다. 호스트는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다. 결국 내가 점심 식사 담당을 맡게 되었다. 일을 하다가 식사 한 시간 전에 부엌으로 와서 요리를 했다. 처음에 만든 점심은 완전 실패였다. 너무 맛이 없었다. 하지만 차차 나아졌다.


4채의 집이 지어지고 있었는데 부엌을 중심으로 손가락 모양으로 숲 속에 퍼져있었다. 나무가 가려서 서로 보이지는 않지만 가장 먼 집도 부엌에서 100m를 넘지 않는다. 식사 준비가 끝나고 일일이 부르러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종을 이용했다. 지름 20cm 정도의 종이었는데, 아무것도 없는 조용한 숲 속이라 솔박카의 사람들은 다 들을 수 있었다. 종을 치면서 "점심 준비되었어요!"를 외치면 5분 후에는 사람들이 모인다. 사람들이 모이면 다 같이 노래를 부른 후 식사를 시작했다. 아주 간단한 멜로디의 "음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은 우리를 치유해 주네요."라는 가사를 가지고 있었다. 음식 앞에서 다 같이 노래를 부르는 것은 보이스카우트 이후 처음이었다.


점심 식사 준비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양이었다. 적을 때는 6명 많으면 30명이 왔는데 정확한 숫자를 아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고 예상치 못했던 손님들이 종종 왔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어려운 점은 재료를 내 맘대로 고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날마다 나에게 주어진 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완성해야만 했다. 게다가 음식을 남기는 것은 크나큰 죄악시되었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살아있는 생명을 취해서 나의 생명을 연장하는 일이 바로 식사다. 그것의 생명은 숭고한 것이고 음식을 남겨서 버린다는 것은 그 생명에 대한 모욕이다. 솔박카에는 채식주의자들이 많았는데, 자원봉사자가 육류를 남기는 것을 보고 버럭 화는 내는 사람도 있었다.


덤스터 다이빙 Dumpster Diving

자원봉사자들은 여름 내내 왔다가 가는데, 솔박카의 재정으로는 그들에게 필요한 식재료를 다 살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들은 덤스터 다이빙을 종종 했다. 덤스터 다이빙이란 말 그대로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보통 쓰레기통이 아니라 마트의 쓰레기통을 뒤졌다. 마트의 쓰레기통에 버려진 음식은 보통 보장된 채로 남아있기 때문에 전혀 지저분하지 않았다. 그냥 상자에 담긴 것 같았다. 가장 흔하게 찾을 수 있는 것은 빵과 과일이었다. 빵은 만든 지 하루가 지나면 무조건 버리게 되어있고, 과일은 봉지에 담긴 것 중 하나만 곯아도 봉지채로 버리게 되어있었다. 바나나는 갈색 점이 조금만 나타나면 버렸다. 공장에서 만든 호밀빵도 종종 있었는데, 유통기한은 일주일이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 전통방식으로 만든 호밀빵은 한 달이 지나도 썩지 않았다. 운이 좋은 날은 케이크나 과자를 얻을 때도 있었고 아주 간혹 치즈나 우유를 발견하기도 했다. 소시지도 종종 보이지만 솔박카의 사람들은 대부분 채식주의자고 여름에는 고기가 금방 상하기 때문에 육류를 가지고 오는 것은 꺼렸다.

아주 드문 경우지만 한 번은 엄청나게 큰 케이크를 가지고 왔다고 한다. 그런 케이크가 여러 개가 있었는데, 아마 주문이 잘못 들어간 것 같다고 한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케이크가 오래돼서 딱딱해졌을 때였다. 한 번은 체리를 거의 9kg을 가지고 왔다. 너무 많아서 체리 농축액을 만들었다.

카리스에는 마트가 3개가 있다. 마트에 따라서 쓰레기통의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곳은 쉽게 가지고 올 수 있고, 어떤 곳은 좁은 철망 사이를 들어가서 빼와야 했다. 마트가 10시에 문은 닫기 때문에 우리는 10시 30분쯤에 마트 뒤로 가서 작업을 벌였다. 덤스터 다이빙은 엄밀히 말하면 불법이기도 하고 마트에는 경비가 지키고 있다. 3개의 마트를 한 명의 경비가 지키고 있기 때문에 경비에게 걸리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물건을 가지고 솔박카로 돌아오면 정리하는 일이 남았다. 일단 미지근한 물에 베이킹소다를 풀은 다음 과일을 담가 소독을 한다. 버려야 할 것들은 버리고 일부만 곯은 채소는 도려낸다. 이것을 다 마치고 나면 자정을 훌쩍 넘기지만 다음날 아침 부엌에 가득 차 있는 채소와 과일을 보면 마음이 뿌듯해진다.


솔박카의 부엌에는 쓰레기통이 없다. 음식물 쓰레기는 다 한 곳에 모아서 거름을 만들고 나머지는 완벽하게 분리수거를 한다. 병, 플라스틱, 종이, 캔으로 나눈다. 비닐은 플라스틱으로 분류된다. 한국에 와서 느끼는 점은 모든 물건이 너무 과포장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굳이 그렇게 많은 양의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데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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