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 호스트와 친구들 1/2

05. WWOOF Hosts and Friends

by 다니

호스트와 친구들 (1)

내가 처음 솔박카에 간 여름에는 4 가정이 모여서 살고 있었다. 집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겨울에는 한 가정만 남고 나머지는 원래 집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이듬해에 갔을 때는 짓고 있던 집 한 채가 완성되어 있었고 다섯 가정이 살고 있었다.

안나는 WWOOF의 호스트였다. 50대쯤으로 보이는 덩치 큰 아주머니지만 아주 친절하고 목소리가 작아서 평상시에 그녀가 말할 때는 정신을 집중해서 들어야 했다. 직업은 아티스트인데 쳔연재료를 이용한 염색을 잘해서 대학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었다. 자신의 말로는 자신이 대학교 강사로 서기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어쨌거나 그녀는 점점 유명해졌고 나중에는 아예 염색 전문가이자 시간강사가 본업으로 바뀌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젊었을 때는 세계 방방 곳곳을 돌아다닌 것 같다. 금발의 곱슬머리에 파란 눈을 가진 그녀는 핀란드 사람이다. 솔박카의 구석에 작은 텃밭을 운영하고 있는데 거기서 나오는 농작물의 양이 너무 적어서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웠다. 솔박카에 오는 자원봉사자는 원래 안나의 집 짓는 것을 도와주러 온 것이다.

찰리는 WWOOF와 비슷한 개념의 단체인 Help-Exchange (Help-X)의 호스트였다. 하지만 적어도 이곳 솔박카에서는 Help-X 보다는 WWOOF를 통해 오는 자원봉사자가 더 많았다. 솔박카에서 완성된 집에는 찰리의 가족이 살고 있었다. 찰리와 그의 아내인 페트라가 있었고 아들 샤비에가 있었다. 페트라는 찰리와의 결혼이 두 번째 결혼이었고 첫 번째 남편과의 사이에 알렉산더라는 17살짜리 아들이 있었다. 알렉산더는 간혹 솔박카에 놀러 왔는데 키도 크고 아주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조용한 성격이지만 운동을 아주 좋아했다. 샤비에는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아주 까불까불 하면서 솔박카에 오는 자원봉사자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샤비에라는 이름은 나에게 너무 어려웠다. 처음에는 이름을 몇 번씩 물어보고 발음을 정홯하게 하기 어려웠다. 나중에 알고 보니 마블 코믹스의 만화 X-Men에 나오는 프로페서 X-찰스 프랜시스 제이비어(Xavier)-와 같은 이름이었다. 샤비에라는 이름은 카탈루냐에서 발생한 이름인데, 본토발음으로는 샤비에고 미국식으로 발음하면 제이비어가 되고 스페인식으로 발음하면 하비에가 된다. 페트라는 카리스에서 마사지사로 일하고 있었다. 솔박카에서 거의 유일하게 핀란드어(Suomi)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안나도 핀란드 사람이지만 핀란드의 국어는 스웨덴어와 핀란드어 두 가지다. 오랫동안 스웨덴의 통치를 받아온 영향이다. 핀란드의 남서부는 스웨덴어를 많이 사용하고, 북동부는 핀란드어를 많이 사용한다. 길의 표시판에도 항상 두 가지 글자로 적혀있다. 페트라는 키도 작고 덩치도 조그맸지만 항상 에너지가 넘쳐났다. 원래는 그녀가 나를 카리스 기차역에 데리러 오기로 했지만 그때 못 만났기 때문에 막상 그녀를 처음 본 것은 내가 솔박카에 온 며칠 뒤였다. 찰리는 원래 덴마크 사람이다. 키는 180cm를 훌쩍 넘었지만 삐쩍 말랐다. 가죽이 뼈에 붙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한 외모였다. 눈도 크고 입도 커서 처음 봤을 때는 마치 해골바가지 같은 느낌이었지만 언제나 얼굴에 미소가 사라지지 않고 매우 사교적이라서 누구나 금방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친환경 건축물을 짓는 일을 했다. 그래서 솔박카에서 다른 사람들이 집을 짓는 것에 큰 도움이 되었다. 친환경 건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의 특기는 목공예다. 각 나무의 특성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세계 목공예자 모임에 핀란드 대표로 초대받아서 참석한 적도 있다. 물론 주최 측에서는 그가 덴마크 사람이라는 것을 몰랐다. 솔박카는 친구들이 모여서 같이 생활을 하기 때문에 모든 결정을 민주적으로 했지만 찰리는 영향력이 강해서 마치 동네 이장과 같은 분위기였다.

피아는 예술가이자 시간강사였다. 그녀는 독일인이었고 환경운동에 앞장을 섰다. 환경운동 시위가 있는 곳을 따라다녔기 때문에 솔박카에 있는 시간보다는 밖에 돌아다니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래서 그녀에 대해 알아갈 시간은 많지 않았다. 한때 간호사로도 일했다고 한다.

키안은 독일인이고 그의 아내 아나시타는 스위스 사람이다. 아들 둘이 있는데 처음 봤을 때는 두 살 네 살이었다. 동생은 항상 형을 쫄쫄 따라다녔고, 항상 핑귀니와 폴리지아를 외치고 다녔다. 그들의 결혼식 영상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솔박카의 숲 속에서 진행되었다. 턱시도나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지 않고 있었다. 키안은 명상할 때 입는 듯한 헐렁한 옷을 입고 있어서 마치 숲 속의 나무꾼 같았다. 아나 시타는 나풀거리는 흰색 원피스를 입고 머리에 꽃으로 만든 관을 쓰고 있었다. 그 둘은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렸다. 하객들은 근처에 둥글게 앉아있었다. 주례 같은 것은 없었고 결혼식은 무슨 성스러운 의식처럼 진행되었다. 키안도 마사지사로 일하고 있는데, 단순한 마사지가 아니라 영적인 마사지라고 한다. 아나시타는 영어를 하지 못해서 대화가 어려웠다. 그녀는 생채식주의자여서 우리들이 점심 식사를 할 때 따로 샐러드 같은 것을 만들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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