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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벤더핑크 Oct 14. 2021

신비의 섬 울릉도

쾌속 울릉도 여행

   휴직이 끝나기 전 해외는 못가더라도 제주도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그러나 마침 그때의 제주도는 코로나로 인해 연일 몸값이 치솓고 있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눈을 돌린 울릉도. 여행을 좋아하는 분께 제주도 vs. 울릉도란 다소 뜬금 던진 질문에 돌아온 의외의 답변, 울릉도 한표를 듣고는 갑자기 울릉도에 없던 흥미가 급속도로 생겨버렸다.

윈드서핑으로 진해에서 잠깐 머문 동안

   며칠 뒤 진해로 윈드서핑을 타러  안에서 같이 간 울진에서 일하는 동생과 울진 근교 가볼만한 곳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우린 해양스포츠 외에도 울릉도 여행이란 공통분모를 발견했다. 그렇게 우연한 기회에 물꼬를 틀어 황금 연휴 일주일을 앞두고 급 결성된 우리의 여행 계획은 그날로 다른 두 멤버를 구하고, 저녁에 계획한 윈드서핑 후 진해루 차크닉 일정을 사뿐히 제껴 버리고 곧장 부산으로 넘어가 다함께 모여 배편과 숙소까지 알아보며 쾌속선도 울고 갈 추진력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먼저 배편에 싣어 울릉도로 이미 보내버렸다. 그리곤 며칠 동안 각자의 일상에서 틈틈이 단체톡으로 대강의 계획을 세우고, 여행 떠나기 이틀 전 그룹 보이스톡으로 최종 준비물을 검한 뒤, 여행이 시작되는 배편에서 만나 그날 그날 상황에 따라 당일 일정을 확정 짓는 놀라운 순발력으로 우리의 쾌속 울릉도 여행은 시작되었다.




   달달해서 녹아내릴 것 같은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며 포항 선착장으로 향한다. 늘 그렇듯 여행은 떠나기 전 설레임의 시간이 제일 좋다. 포항여객터미널에서 다시 뭉친 4인은 부푼 기대감으로 배편에 오른다.


   4시간의 배편이란 긴 여정의 끝을 알리기라도 하듯, 멀리서 부터 보이는 봉긋 솟아 존재감을 내뿜는 화산암 지형이 점차 크게 다가오기 시작하자, 울릉도 여행의 실감의 크기도 점점 차오르기 시작한다. 바다의 고장 부산에서 태어나 남해, 거제도, 동해, 제주도, 항구도시 빅토리아 섬의 캐나다 서부와 동부 캐나다를 비롯한 북미, 지중해 바다, 필리핀, 베트남, 태국, 라오스 등 동남아까지 숱한 바다 풍경을 봐 왔지만 멀리서 보이는 앞태는 내가 봐왔던 바다의 풍경과는 사뭇 달라보인다. 멀리 보이는 아우라만으로도 울릉도만의 특유의 감성이 뿜어져 나오는 듯하다.


   드디어 내딛은 한발. 울릉도는 언뜻 보기에 섬이란 특색을 갖춘 제주도와 비슷한 듯하다. 하지만, 분명 그와 차별화 되는 날 것 그대로의 울릉도 만의 매력이 있다.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도시미를 갖춘 곳이 제주라면 생얼 그대로인 소박하면서 청초한 매력을 갖춘 곳이 바로 울릉도다. 제주는 한껏 치장된 눈요기거리에 맛은 실패할 수 있을 법한 맛집도 있어 미식가라면 화려한 겉모습에 속지 않도록 나름의 검열이 필요하지만, 울릉도는  단 한끼의 식사도 실패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매끼 감동을 주지 않은 적 없는, 연인으로 치자면 투박한 말투로 겉으론 달콤한 말은 낯간지러워 못하지만 다른데 한 눈 한번 팔지 않는 순애보형 타입이다.


   투박해 보이지만 알 수 없는 매력을 내는  이 곳 울릉도가 난 왠지 첫 눈에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오늘부터 울릉도와의 2박 3일 짧은 썸을 시작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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