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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사심슨 Jan 11. 2020

머라카롱

시집살이 개집살이 16

나는 결혼하고 이사와서 한동안 휴식기를 가졌다. 지역이 아예 바뀌다보니 새로 이사온 지역에서 일자리를 알아봐야했다.

신랑은 내게 한동안 쉬면서 글을 쓰라고 했다. 어렸을때 썼던 소설로 책을 낸 적이 있는데, 신랑은 내가 그 역량을 살려 글을 썼으면 했다.

나야 마음놓고 글을 쓸수 있으면 좋겠지만....나는 지금 시집살이를 하는 처지가 아닌가.

시어머니는 내가 일을 안한다는 걸 싫어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자기 아들만 돈 번다고 생각하면 부아가 치밀실것이다.

게다가 자기 용돈도 받아야하는데 아들이 버는 돈에서 용돈을 더 쓰기는 미안하니 며느리가 벌어야 용돈이 더 올라갈것이 아닌가.

그래서 시어머니는 은근히 내게 눈치를 많이 주셨다. 난 그런 시어머니가 얄미워서 더 늑장 부리며 일자리를 찾았다.

시누이가 결혼전에는 매제에게 “우리 은정이는 이제 좀 쉬어야지-!”라고 하시던 분이 며느리에게는 자꾸 저러시니 얄밉기 그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함께 마카롱 원데이 클래스에 가자고 했다. 나는 재미있겠다 싶어 가겠다고 했다.

준비물로 개인 앞치마가 적혀 있었다. 나는 집에서 쓰던 앞치마를 가지고 클래스를 찾았다.

마카롱 만들기 수업은 꽤 재미있었다. 머랭을 만들고, 꼬끄를 짜고, 초콜릿 짤주로 마카롱에 귀여운 캐릭터 모양을 만들었다.

원데이 클래스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때. 시어머니는 내가 귀가한 것에 왠지 놀란 눈치였다. 생각보다 빨리 들어왔다는 표정이었다.

시어머니는 대뜸 어디 다녀왔냐고 물었다. 나는 친구와 마카롱 만들기 수업에 다녀왔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 날 만든 마카롱을 잡숴보시라고 하나 드렸다.

시어머니는 마카롱을 우물거리시면서 중얼거리셨다.


“나는 네가 앞치마를 들고 나가길래...어디 식당 취직했나보다 해서 좋아했지.”


말을 마친 시어머니는 마카롱이 너무 달다고 불평하시며 안방으로 들어가셨다. 나는 그 날 마카롱의 이름을 머라카롱으로 지었다.

어머니가 머라카롱!



한때 이모티콘 제작도 생각해본 머라카롱! 성격이 단단하지만 속은 달콤하다는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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