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살이 개집살이 26
치킨을 먹게 되면 사람들마다 좋아하는 부위가 있을것이다.
아무래도 인기순으로 따지면 1.닭다리 2. 날개 3. 목이나 닭갈비 4.닭가슴살 이 아닐까 하고 혼자 추측해본다.
나는 개인적으로 날개를 좋아한다. 쏙 발라지는 식감도 좋고, 닭날개 끝 부분에 바짝 익은 살껍질도 좋다.
어느 날은 저녁으로 치킨을 시켜 먹었다.
나는 습관적으로 닭날개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런데 왠지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이상하게도 시어머니는 내가 닭날개를 집는 순간부터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시며 남은 닭날개를 하나 드셨다.
내가 잘못 느낀건가 싶어 시어머니를 다시 쳐다보았지만 다시 평소와 같은 표정을 지어보이시기에 그냥 넘어갔다.
그리고 나서 그 다음번에 또 치킨을 시켰을 때. 신랑이 내게 닭날개 좋아하지 않냐면서 닭날개를 챙겨주었다.
그런데 또 그때 느꼈던 시선이 느껴졌다. 이번에는 내 예감이 틀린게 아니었다.
시어머니는 분명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왜지? 왜 저런 눈빛을 보내시는거지?
나는 이해할수가 없었다. 자기가 집으려던걸 내가 집어서 그러는건가? 하지만 닭날개는 두개니까 다른 하나를 드시면 되는거 아닌가?
그렇게 눈치 젖은 치킨을 먹고 난 다음날. 신랑과 출근을 하는 길에 나는 어제 보았던 시어머니의 눈빛을 언급하며 신랑에게
시어머니가 왜 그러시는 거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신랑이 말했다.
“아-우리가 자기 닭날개 한쪽만 준다고 서운하시대.”
헐?
이게 무슨 말인가. 닭날개는 두 개니까 사이 좋게 나눠 먹을수도 있는것 아닌가?
닭날개 두 개 다 자기가 드셨어야 하는건가?!
그 날 그 말을 들은 이후 나는 닭날개를 집어 들지 않는다. 꿋꿋이 먹어볼까도 싶었지만...
이미 이상한 논리를 가지고 노려보시는걸 일일이 신경쓰자니 치느님 영접에 자꾸 마가 끼는것 같았다.
대신 이제는 치킨을 시킬때 윙봉을 시킨다. 나름의 해결책이라고 나온게 이 방법이었다.(언젠가 날개가 8개 달린 유전자 닭이 개발되서 윙봉을 싸게 먹고싶다)
내가 마음 놓고 닭날개를 먹을 날은 아마도 분가를 하는 날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