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인 모면책과 근원적인 해결책
시편 53편 어리석은 사람
(다윗의 교훈시. 성가대 지휘자를 따라 '마할랏'이란 슬픈 곡조에 맞춰 부른 노래)
1
오늘 시편에서 말하는 어리석음이란 무엇일까?
어리석은 사람은 그 마음에 "하나님이 없다"라고 말한다.
그들이 부패하고 더러운 일을 행하니 선을 행하는
사람이 없구나. (시편 53:1)
2
우리나라에 무속 신앙이 이토록 뿌리 깊었었는지 새삼
깨닫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에 등장한 희망이
열리는 나무, 즉 오방낭 복주머니를 볼 때에도,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돕는다'는 말을 들을 때도
그저 일부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겠지 생각했었다.
3
그런데 어도어 전 대표였던 민희진 씨가 무속인과
나누었던 대화 내용이나, 작금의 사태를 일으키고 있는
윤석열, 김건희, 노상원 같은 자들이 무속 신앙에
기대고 있었던 현실을 보니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무속 신앙에 의지하고 있을지
감이 오는 것 같다.
4
무속 신앙과 내가 믿는 예수님과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람에 따라서는 둘 모두 자신의 안녕과 앞길에 대해서
바라고 요청하는 모습은 동일한 것 같다. 이 경우에도
차이점은 무속 신앙은 점괘를 통해서 답을 보여주지만
예수님은 그런 기도에 대해서 답을 알려주시지 않는다.
5
보다 더 큰 차이는 무속 신앙과 예수님의 사람을 이끄는
방식에 있는 것 같다. 무속 신앙은 단기 처방을, 예수님은
장기 처방을 내리신다. 무속의 경우 복채를 내면서
기도하는 사람에게 보다 더 편해지고 좋아지는 방향을
제시한다. 실제 단기적인 효험(?)을 본 사람들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단기 처방을 받으려 몰려든다.
6
예수님은 장기 처방, 궁극적은 해결책을 제시하신다.
결국 이루시려는 목적은 우리가 죽어서 천국 가는 것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누리며 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수님을 우리 안에 모셔야 하고
우리의 말과 행동과 습관이 예수님을 닮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고난과 역경은 필수적인 과정이다.
7
어느 영역에서나 단기 처방이 지속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단기 처방은 내 문제의 본질에 다다르지 못할 뿐 아니라
바라보는 관점도 장기 처방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다.
장기 처방은 내 안의 미움, 다툼, 시기, 질투, 음욕에서
자유로워지는 방향을 지향하지만 단기 처방은 저런
마음들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는 없다.
8
나는 어리석음이란 내 삶에 대한 문제 해결을
단기적으로 처리할 것인지 장기적으로 처리할 것인지
선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싶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프로포폴을 계속 맞는 것이
성적이 안 나온다고 해서 족집게 과외를 계속 붙이는 것이
근원적인 해결책이 아님을 아는 것이 지혜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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