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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som Jul 01. 2024

출근 8일 차, 여전히 아직은 심심해

신비복숭아를 처음 먹어본 경험

8일 차 출근인데도 나는 아직 제대로 된 일을 받지 못했다.

이곳의 일 자체가 엄청 빠듯하거나 많은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아닌 건지 모르겠다.


일단 아침에 가서 정리하기로 했던 일은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할 필요도 없었던 일이었다.

보고도 나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고 여러모로 경력직도 신입처럼 대해주는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이런 방치는 너무너무 사람을 힘들게 한다고..


다행스럽게도 퇴근 직전에는 일을 하나 받았는데 아마 내일 오전 한 시간이면 끝날 것 같은 일이다.

천천히 하면 되는 일이구나 하고 넘어가면 좋을 텐데 나는 일을 안 한 채로 앉아있는 게 너무 고역인 사람이다.





오늘은 퇴근하고 헬스를 다시 등록하기 위해 친구에게 추천받은 헬스장을 갔다.

그런데 퇴근 후여서 그런지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사람이 많은 걸 정말 싫어하는 나는.. 일기를 쓰고 한밤중에 가보기로 했다.


사람이 많은 걸 싫어하면 영업을 못할까?

사실 이렇게 본격적인 영업 직무를 처음 맡아봐서 두렵기만 하다.

고객사와 밥을 먹고 라포를 형성한다는 것이 아직 정확하게 어떤 과정을 거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저 일을 잘 맞춰줘서 결국 나와 일할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밥 한번 같이 먹고 술 한번 같이 마셔주는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는 대표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이 된다.


아아, 또 상상하고 불안해질 것 같으니 그만 상상해야지.

그때 가서 해보고 그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주말에는 신비복숭아를 사서 처음 먹어봤다.

겉은 천도복숭아 같은데 안은 백도의 맛이었다.

나는 백도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겉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천도복숭아인 것이 아주 묘했다.


지금 내가 두려워하는 것도 이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아직 나는 영업을 해보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의 말만 들었을 뿐이다.

그저 겉에서 보는 것만으로 판단하고 맛이 없을 것이라 판단하며 한 입 깨물어볼 생각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런데 웬걸, 용기 내서 한입 베어 문 과실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육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직무도 그렇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다수의 사람을 상대하는 것은 못하지만 일대일이라면 나름 인상이 나쁘지 않기에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편이다.

다만 나의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같이 술을 마시거나 싸바싸바(?) 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런 영업은 아니라고 하니..

생각보다 제법 내가 잘 해낼 수도 있는 일 아닌가!


맛있는 과일처럼 내 일도, 내일도 좋은 일만 가득할 수도 있다.

나쁘지 않다, 오히려 천천히 익숙해지도록 도와주는 곳이 나을 수도 있다.


좋다.

내일도 좋을 것이다.


다만 그래도 할 일은 좀 줬으면 좋겠다.

너무 방치당하는 느낌이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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