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도(愛道)] - 2022년 12월 23일 토요일
머리에 차곡차곡 쌓이던 주체할 수 없는 생각들이 척수를 타고 땀이 되어 손끝으로 발끝으로 온다.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이 목구멍에 끈적하게 달라붙어 아무리 물을 마셔도 내려가지 않는다.
생각과 감정에 깔려 숨이 멎을 것 같아 보던 서류를 덮고 백지 화면을 켰다.
회로는 멈춘 채 열개의 손가락이 제각각 자신의 말을 쏟아낸다.
단 하루도, 단 한순간도 잊히지 않았다.
사건의 첫날부터 어제까지 내가 했던 말과 행동, 생각과 감정에 내가 새겨져 있었다.
펄떡거리는 기억과 달리, 1년은 된 것처럼 아득하다.
항상 느끼지만 S는 참 어른스럽다.
대충 그런 얘기일 거라 예상했다며 별로 크게 놀라지 않는다. 위로도 없다.
그래서 좋다. 어제와 오늘의 나를 다르게 대하지 않는다.
어떻게 알았을까? 지금은 그게 가장 큰 위로가 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