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도(愛道)] - 2023년 1월 11일 수요일
입원을 하고 검사 결과와 수술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불행은 항상 예측하지 못한 채 받아 들게 된다.
병변 옆에 더 작은 게 하나 더 있고, MRI 상 림프에서도 뭔가가 반응을 보인단다. 더 작은 하나는 분리된 것일 수도, 다발성일수도 있고, 초음파에서는 안 보였지만 MRI에 반응한 걸로 봐서 전이일 수도 있고, 약물 반응일 수도 있단다. 그 모든 건 수술로 제거해서 정밀 조직 검사를 해봐야 정확히 알고, 수술 후 10일 정도 걸린단다. 우라질.
병실에 돌아와 일기를 쓰면서 다시 두려워진다.
끝나지 않고 안고 가야 할 내 삶이, 아이들 마음의 슬픔이, 두려움을 안고 있다는 사실이 제일 두렵다.
레지던트 1,2년 차쯤 되는 의사가 수술 동의서를 받으러 왔다. 하여간 이 병원은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수술에 관한 얘기를 다시 들으면서 이것저것 궁금한 걸 물었다. 정작 해소되어야 할 걱정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저만치에 있고, 경력이 짧은 이 의사는 설명하는 도중에 간혹 '아마도', '그럴 거예요'라는 단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그래도 의사와의 대화는 왠지 모를 위안이 된다. 아는 게 힘이다.
말을 많이 했나? 배가 고프다. 내가 잘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