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도(愛道)] - 2023년 2월 1일 수요일
확진-사전검사-입원-전이가능성-수술-전이없음-퇴원-회복
오늘은 방사선치료를 하느냐 아무것도 안 하느냐를 들으러 가는 날이었다.
2A기 루미널 B타입, 호르몬(2개) 양성, HER2 없음, 세포증식지수 21%
림프절 감시 검사 3개 중 1개에서 암세포가 나왔단다. 전이가 있다는 거다.
1cm 크기에서는 5% 미만의 확률의 전이가 나온단다. 이렇게까지 운이 없다고?
할 말이 막히고 생각도 멈춘다.
항암 4번-방사선 19번-항호르몬 5년 투약의 순서로 진행이 된다고 설명하며
바로 오늘 항암을 시작하자고 한다.
와~~ 이 병원은 정말 좌절할 틈을 주지 않는다.
수납을 하고, 항암주사를 맞는다. 부작용에 대한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지 겁이 난다.
바로 옆 환자는 20분 만에 극심한 가려움과 구토를 하고 멘털이 나가서 결국 응급실로 옮겨졌다.
부작용을 줄이는 약 2개-첫 번째 항암제-증류수-부작용 감소 약 1개-두 번째 항암제-증류수
주사실 가림막 너머로 왔다 갔다 하는 보호자들이 보인다.
그 사람들 사이 내 서류를 떼고, 처방전을 받아 약을 사 오는 큰언니가 보인다.
걱정과 짜증이 동시에 새겨진 얼굴.
큰언니 인생도 참 안쓰럽다.
가난한 집안의 큰 딸에 아프기까지 했던 언니가 겪었을 곤궁함은 짐작하기 어렵다.
딸과의 관계도 안정감을 얻지 못하고 오르락내리락하고, 아버지를 독박으로 돌본다.
그 와중에 나까지 건사하니 참 기막힌 인생이다.
큰언니한테 갚지 못할 큰 빚을 지고 있다.
부작용을 줄이는 주사 중 잠이 오게 하는 약이 있어 정신이 몽롱한 와중에 다행히, 별 탈 없이 잘 맞았다.
11시 반에 시작해서 2시 10분쯤 끝이 났다.
가장 당황스러운 부작용은 탈모일 것이다. 혹시나 해서 질문했더니 의사는 "홀랑 빠져요"라고 일말의 여지도 주지 않는다. 어쭙잖은 위로보다 낫다 싶어 웃음이 났다.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가발 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탈모가 되는 시점은 애매하고, 홀랑 빠진다고 하니 미룰 이유가 없었다.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와 가발 가방을 들고 집에 오니 다 늦은 저녁이 되었다.
역시 상상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내일은 20일 만에 출근하는 날이다. 이를 어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