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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쁜 얼굴은 아니잖아

chap.13 음... 그래??ㅋㅋ


한창 취준 준비를 하며 추운 가을을 마무리하며 

샤워하기 전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서


26살, 갈수록 나의 모습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는 모습에

한 번 글을 써보기로 한다.


샤워를 빨리 해야 하긴 하지만


외모로 고민하고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쁘다. 진짜 이쁘다. 여신이다.'



이런 얘기를 많이 듣는 거에 혹시 집착하고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들은 솔직히


정말 많다.


말로 표현을 안 하는 거뿐이지 우리 인간들은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도리이다.



'나' 또한 성적이 뚝뚝 떨어지고  여드름이 심하게 뒤덮여 있고, 홍조로 고생하고 있을 때

괴롭혔던 부분이기도 했다.


당시 나는 특히나.. 전교에서 여드름이 가장 심한 학생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엄청나게 지독하게 고생했었다.



그런데, 이 상황은 내가 어떻게 만든 게 아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었고, 한창 사춘기이기도 했고,

한창 입시 스트레스로 인해 여드름도 심했었다. 


또한, 어떻게 가꿀 줄도 몰랐다.


"너는 진짜 여드름만 없어지면 정말 이쁠 거 같아. "

"너 눈만 뒤트임 하면 되게 괜찮아질 거 같아."



그 시절 가장 많이 들었던 말들, 어쩌면 나의 가슴속에 박힌 비수들 중 하나였다.


그냥, 말을 안 했으면 좋겠다만 굳이 왜 와서 얘기를 하는 건가 싶었다.

그래서 이 상황 속에서 긍정적으로


"아 쟤네들이 의식을 하나 나를? 그래서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하는 건가?
근데, 내가 뭐 이러고 싶어서 이러냐..."


이렇게도 생각을 하며 꾹 꾹 눌러 참았던 거 같다.



근데, 그런 와중에도 나를 이렇게 얘기해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너는 되게 신비하게 예쁘게 생긴 거 같아. 이쁜 마법사 같아."


"근데, 나는 네가 이렇게 안 꾸미는 데도 매력적이어서
그래서 네가 눈에 띄는 거 같아.
네가 20대가 됐을 때 모습이 너무 기대돼."



그 친구들에 대해 생각해보면 공통적인 특징이 다른 친구들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 자체로 좋다고 생각한 친구들이었던 거 같다. 생각해보면 그 친구들은 함부로 남의 흉을 보지도 않았던 거 같다.



세월이 흘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또 다른 최고의 수난시대였던 20대 초반



카페에서 번호를 따여서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같은 동기 모임에서 얘기를 했을 때

그중 한 동생이


"아, 그래? 내 친구 중에서 진짜 이쁘게 생긴 친구도 카페에서 번호 잘 안 따이는데..."


라는 말을 했었다. 


웬만해서 모든 생활이 기억 안 나고 그래도 

이 말이 아직도 기분이 나쁘다.


그 말은 나는 그 정도라고 본인은 생각 안 하는데, 네가 따였다고?라는 의미로 말한 거니까.


그때도 그냥 웃어넘겼다.

그렇지만 기분은 나빴다. 정말로


물론, 그 동생이랑 연락 끊어진 지 오래다.



그때, 그리고 지금도 나는 이렇게 받아들였다.

"아, 저 친구의 이쁜 기준은 좀 다른가보다.
우리는 좀 오래가지는 못하겠다."



아, 물론 그 여담으로 그때 내 번호를 땄던 사람은

지금 나의 소울메이트는 아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외모에 대한 그런 얘기들을 들으면 모르겠지만



사실 고등학생부터 20대 초반까지 나는 가족한테 외모로 비난도 받았었다.



영화를 정말 좋아했고, 학창 시절 연기에도 재능이 있어 입시 제안도 선생님들로부터 받았었다.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어머님이 나에게 했던 말



"야, 거울을 보고 얘기해라. 네가 무슨 배우야. 못생겨가지고."



이게 참... 어머니한테 이런 얘기를 들으니까 굉장히 속상했다.

또 20대 초반 한창 나의 힘들게 아르바이트하며 생활비를 벌어오는 날들


알바를 구하는 건 정말 나에게 중요한 일이었는데


카페 알바에서 자꾸 떨어지면서

그때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이쁜 얼굴이 아니라서 안 뽑아주나. 카페에서."



그 순간, 나의 동생들은 알바 떨어진 이유를 그렇게 함부로 얘기하는 건 좀 아닌 거 같다고

나를 대변해주기도 했다.


뭐 같은 가족이어도 나의 동생들은 큰 언니인 나의 외모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고,

비록 같이 살아가는 건 힘들었지만 아버지 역시 


"연기 실력도 있고, 너 정도면 배우해도 손색없는 얼굴이다. 고민 한번 해보렴"


이라고 말씀 주실 때도 있었다.



20대 초반 아마 23살까지 나는 나의 외모에 대해 정말 많은 지적과

때로는 가능성에 대한 감탄

겉은 보이지 않아도 흘러나오는 매력에 흠뻑 빠진 사람들로

어떻게 보면 극과 극이었다.


그 사이에서 가뜩이나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던 나는 그래서 더 

외모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그때쯤이었을 것이다.


나는 차근차근 

나의 외모를 가꾸기 시작했다. 헬스장에 다니면서 몸을 더 탄탄하게 했고

여드름과 홍조를 케어하기 위해 인스턴트 음식을 줄이고 건강한 피부 루틴을 따라 했고 찾아나갔다.

또한 나의 외모의 장점을 부각하고 단점은 매력적이게 보이게 하는 메이크업을 계속해서 고민해온 결과


이상하게 24살부터


나는 어딜 가든지 예전 그 고등학교 친구가 말해줬던 것처럼



"신비롭고 우아한 이쁜 마법사"

라는 칭호를 듣게 되었다.


그냥 외모에 대해 함부로 하는 사람들을 가까이하는 건 좋지 않다는 교훈을 얻고

그런 사람들을 가까이하지 않았던 거도 있지만


그래도 처음 만나는 사람들한테 어느 순간 신비로운 미를 풍기는 사람이 되어갔다.


이상하게 나는 25살, 26살이 되어가면서 점점 더 이뻐지고 있고 건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정도로 



너무 달라졌다.



지금의 내 모습이 이렇게 되어가고 갈수록 나의 아름다움을 내적 외적으로 더 보여주고

가꿀 수 있던 데에는


나를 기분 나쁘게 하는 그런 비수들을 맞아도


나 자신의 아름다움은 깊은 곳에 있고

그들과 내가 보는 아름다움의 기준은 다르다는 것으로 스스로를 이해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또한 그런 생각들이 쌓이다 보니

자존감도 높아지다 보니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재밌고 흥미롭게 가꿔볼까

많이 고민하고 실천해왔던 거 같다.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면서 

다른 아우라를 풍길 수 있게 된 거도 있는 거 같다.




그래서 혹여나 나는 오늘도 외모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니 그런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나의 이야기를 공유해줬으면 한다.



나는 한 때 미운 오리 새끼였다.

왜 눈에 띄어서 더 비수만 박히고 항상 물속에 고개를 처 박고 싶었던 그런 미운 오리 새끼였다.



그런데 나는 지금 한 마리의 검은 백조가 되었다.



분명 나의 외모에 엄청난 호감을 갖기 않는 사람들은 존재할 수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결국엔 나를 신비로운 백조처럼 보게 만드는

마법사가 되었다.



당신의 마법은 


결국 자신의 마음가짐과 실천에 달려있다는 게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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