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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쓰지 말자 Oct 21. 2021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스크루지 할아버지의 미래는 달라졌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자기 전 크리스마스 동화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동영상은 늘 고민이다. 보여줄때마다 이건 이래서 괜찮아 라고 위안하지만) 크리스마스 동화에는 루돌프 사슴코 이야기와 크리스마스 캐럴, 호두까기 인형등이 나온다. 아이가 보는 동화라 재미난 노래와 함께 이야기가 매우 짧다. 한편당 7~8분 정도. 그걸 같이 보다가 크리스마스캐럴 동화를 보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보는 동화라 우스쾅스런 캐릭터에 이야기도 축약 돼 있고, 캐럴을 개사한 좀 유치한 음악들이 나오는 동화였는데 불구하고 말이다. 또 처음 보는 이야기도 아니고 어릴때부터 나도 봐왔던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유령은 스크루지 할아버지의 과거, 현재, 미래로 데려간다. 현재에서 스크루지 할아버지는 자신을 욕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알게 된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던가? 그러다 미래의 자기 모습을 본 스쿠르지는 자신의 무덤 앞에 서게 된다. 그의 무덤은 아무도 찾지 않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한마디씩 뱉는다 "그 영감, 그렇게 돈 아끼더니 한 푼도 못 갖고 갔잖아", "어우 무덤만 봐도 무섭네 갑시다"               


그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 들었다. 문득 나의 하루하루는 어떤가? 휴직을 하고 아이를 보면서 틈틈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면서, 하지 않았다. 오늘은 이래서 힘들고, 어제는 저래서 힘들고 이런 이유들이었다. 나의 하루하루는 매우 바쁘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면 아까운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30대 후반. 지금까지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까움이 엄청 간절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스쿠르지 할아버지를 보고 이미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 감을 잡게됐다.  40대 , 50대가 됐을때 이제는 살 날이 더 적게 남게 됐을때 지나온 시간을 후회한다면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후회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막연히 들었다.  그렇다고 그 깨달음 이후 1분 1초를 아껴쓰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건 그냥 문구에 불과했던 시간의 소중함, 또 현재에 충실해야 하는 걸 어느정도 느끼게됐다. (아이 , 나중에 후회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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