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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틈과경계 Jul 04. 2024

여성민요가 자라난 환경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 놓아라

 신석기시대에는 무의미한 여음에 간단한 사설이 덧붙는 형태의 노래 외에도 직조 관련 길쌈 관련 노동요, 소규모의 집단 혹은 개인의 노래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물을 잇거나 가죽을 꿰매어 입거나 삼을 삼아서 직조한 흔적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죠. 완만하고 불규칙한 노동을 하며 노래를 불렀을 것입니다. 정착 생활을 하면서 두려움, 공포 외의 다른 감정 즉 기쁨과 슬픔, 원망 등 다양한 정서를 표현하게 되었을 수 있습니다.


  노래는 동작과 함께 재현되었고 이것이 주술적이거나 유희적인 것인 기능까지 동시에 수행했습니다. 한국의 원시무용을 수렵요, 농사요, 주술요, 전쟁요 등으로 구분하는 것을 볼 때, 신석기시대에는 이미 농사요와 수렵요, 주술요 등 여러 가지 노래가 분리되었으며, 이러한 분화가 남성의 노래와 여성의 노래의 분화를 가르는 기점으로 작동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노래가 능과 연결되면서 자연스럽게 작업을 통제하게 되었고, 종교적 기능, 유희적 기능 등으로 분화되었을 것입니다.


아널드 하우저는  신석기시대 예술은 남자와 여자의 역할의 분화가 일어나는 시기라고 했습니다. 일원론적인 마술적 세계관이 이원론적인 세계관을 형성하면서 주술적인 기능 종교적 기능이라든가 노동의 기능 등 집단적인 생활과 관련된 분화 현상이 자연스럽게 일어났다고 이야기합니다.


   신석기시대에 출토되는 여신상, 여성상을 볼 때 과연 주술적인 역할이 하우저의 말처럼 남성에게로 이양되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여신상 즉 지모신상은 다산과 풍요를 상징합니다.  여성의 역할이 주술적인 것과 농경 생활을 모두 포괄했을 수도 있습니다. 웅기 굴포리의 유물인 여신상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이는 구석기시대부터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으로 농경이 채집에 종사하던 여성들에 의해 시작되었다는 점을 말해줍니다.  


   신석기시대의 중요한 생활상의 혁명으로는 토기의 제작과 함께 직물의 출현을 들 수 있습니다. 직물이 나오기까지 섬유가 될 식물을 채취하고 재배하며 그것을 실로 뽑아서 옷감으로 짜내는 방적 장치가 이 시기에 등장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방적기는 나무로 제작되어 남아 있지 않지만, 방수차의 존재가 방적기를 입증하는 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적 활동을 통해서 베틀노래라든가 길쌈 노래의 기원은 신석기대로 소급할 수 있습니다. 형태나 부르는 방식은 다르다고 할지라도 직조 노동을 할 때 부르던 노래였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이러한 노동의 분화가 남성의 노래와 여성의 노래를 구분하는 단초를 만들었습니다. 노래의 형태는 짧은 감탄사가 1구나 2구를 이루는 형태 혹은 후렴구 중심의 형태였으리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강등학 선생님은 은 신석기시대에 그물 당기는 소리, 땅 다지는 소리 등의 일부 노동요가 나타났으며 밭 일구는 소리, 밭 가는 소리, 밭 매는 소리가 불렀을 개연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구지가>(거북아, 거북아 네 목을 내놓아라, 만약 내어놓지 않는다면 잡아서 구워 먹겠다) 계열의 노래는 이 시기 불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구지가> 계열의 노래는 문자시대에 이르러 기록이 되었지만, 신석기 후기 혹은 청동기 시대에 탄생했을 것이라고 성기옥 선생님은 말합니다.  선생님은 <구지가>가 위협과 가정이라는 유사주술가라는 점에서 주술적인 세계관이 생겨난 신석기시대노래로 개인적으로 혹은 집단적으로 불렸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구지가> 계열의 노래는 부족연맹국가의 시대를 거치면서 대규모의 국가적인 제천행사에 불리는 노래가 되었습니다. 초기 <구지가> 계열의 노래는 기우를 기원하는 주술가로 불렸을 것이며 노래의 주체는 농업을 전담하거나 주관하는 사람들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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