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인 I형이 사는 법
내향인으로 30년. 나만의 고유함 찾기
나와 달리 진취적이고 열정이 넘치는 리더형의 외향인들을 보면 넘치는 에너지가 부러웠다. 자기 계발 분야의 유명한 강사님과 동기부여 유튜버들 또한 당당함이 넘치고 바깥으로 에너지가 향하는 소위 E형의 사람이 많은 느낌. 한때는 그들을 따라 하려고 애쓰기도 했지만 결국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나만의 고유한 생활 패턴과 방식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놀기 좋아하던 20대 시절에는 외향인인 줄 착각했지만 나의 성향은 I형이 큰 것으로 결론. 오프라인 모임도 좋아하지만 2시간 정도 지나면 기력이 떨어지며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을 보면 내향인이 틀림없다. 외출 시에는 기대에 찬 발걸음을 내디뎠다가 돌아오는 길은 피곤함의 무게에 에너지가 거의 방전되곤 한다.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 있는 반면 외부에서 소비되는 에너지가 매우 큰 나. 에너지의 표출이 내면으로 이어지는 I의 성향이다 보니 나의 공간에서 안정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만족감이 컸다. 에너지 총량의 법칙과 같이 친구들과의 모임에도 짧고 굵은 모임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늘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신혼 초에는 결혼생활에 대한 혼란과 갓난쟁이와의 고군분투로 답답함이 쌓여 어디든 나가고 싶었다. 나 혼자 말하는 것 말고 말이 통하는 사람과 수다를 떨어야 살 것 같은 시절이었다. 시간이 흘러 초등학생으로 아이가 성장해 나의 손길이 덜 필요로 하니 이제야 본연의 나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각종 독서모임이나 커뮤니티에도 육아기를 전 후한 20대, 30대 후반이 가장 많은 이유가 아닐까.
나의 스타일대로 자기 계발을 즐긴다.
시간이 날 때마다 관심 있는 강연을 듣는 것은 좋아하는 일 중 하나. 코로나 이후 활성화 된 양질의 온라인 강연들은 나에게 정말 환영할 일이었다. 물론 대면 강의로 얻는 에너지와 생생한 배움도 크지만 듣고 싶은 강연이 많은 것에 비해 참석할 상황과 여지가 충분치 않으니 줌 강연이 효율성이 컸다. 자녀교육 분야는 교육청 또는 관심 있는 교육전문가의 SNS 통해 강의 일정을 챙겨 듣거나 도서관 강연을 활용하는 것이 팁. 줌 강연뿐만 아니라 지역 도서관에서 하는 전문가 초청 강연은 가까운 곳에서 비교적 적은 에너지 소모를 통한 생생한 강연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금상첨화다.
자기 계발이나 취미의 취향을 보더라도 그 사람의 성향을 알 수 있다. 운동을 선택할 때도 댄스나 익스트림한 운동, 유행처럼 번지는 F45와 같은 파이팅 넘치는 커뮤니티성 성격이 큰 운동보다는 홈트나 명상 또는 조용히 집중할 수 있는 요가수련을 더 선호한다.
독서와 글쓰기에 취미가 붙어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도 독서모임은 어쩐지 부담스러워 개인 블로그등 SNS영역에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온라인 독서 인증 모임 정도에 참여하는 것이 나에게는 더 만족스럽다.
공대생인 나는 국어와 영어가 가장 싫은 과목이었고 글쓰기 역시 나와 안 맞는 분야였다. 그랬던 내가 브런치 작가로 글을 쓰고 있다니 가끔씩 나도 놀랍다.
생각을 글로 정리하며 글쓰기의 와이퍼로 묵은 감정들을 씻어내는 개운함. 나에게 집중한 결과 뒤늦게 찾게 된 능력이자 기쁨이다.
나만의 고유함에 집중하는 것이 진정한 자기 계발
사람의 마음은 간사해서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동경과 부러움을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외향인이든 내향인이든 방식의 차이일 뿐 내가 가진 것을 찾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키워나가면 된다.
굳이 바꿀 필요 없이 편안하게 나답게 사는 법. 요즘 나를 공부하고 알아가며 내가 배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