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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들의 분노

by 이웃사

그날 아들들은 집으로 가지 않았다고 한다.


집 주변 모텔에 가서 민우의 친한 친구들을 불러서 함께 술을 마셨다고 한다. 친구들을 보더니 그전까지 눈물 한 방울 안 흘리고 무표정하게 있던 민우가 대성통곡을 하고 울기 시작했다고 한다. 민우의 친구들이 모두 전남편을 알고 있기에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하며 민우를 위로해 주었고 그날 밤 민우는 형과 친구들에게 안겨서 밤새 울었다고 한다.


다음 날 새벽에 전남편의 출근길에 아들들과 민우의 친구들이 함께 가서 전남편에게 소리를 지르며 싸웠다고 한다.


“엄마를 버리고 딴 여자가 그렇게 좋으면 집에 들어오지 말고, 그 여자랑 살아~ 그 여자가 뭐가 그렇게 좋아서 우릴 다 속인 거냐고...”


민우의 분노 섞인 울부짖음에 전남편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이 새끼들이 돌았나? 니들이 뭘 안다고 이 난리야. 여긴 내 집이니까, 싫으면 니들이 나가”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그렇게 아이들을 피해 이상훈은 차를 타고 가버렸다고 한다.


그날 밤 집에 들어온 전남편은 또 그 사랑 타령을 했다고 한다.

“친할머니의 훼방으로 첫사랑을 보내야 했고, 어쩌다 보니 네 엄마랑 결혼을 한 거야. 근데 그녀가 내 도움을 받으러 오게 되면서 다시 만나게 되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거지. 네 엄마를 싫어하진 않지만, 지금 난 그녀를 사랑해!”

“그녀? 그녀?”

“그년이겠지!”

“그년이 그렇게 좋았으면 엄마랑 결혼을 하면 안 되는 거지! 그리고 우리도 낳으면 안 되는 거고! 아버지가 돼서 그렇게 오랫동안 우릴 속이고 바람을 피웠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우리한테 부끄러움이나 미안함도 없어요?”

“몇 번 정리하려고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고, 그래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거야!”

“엄마한테 미안하지도 않아요?”

“엄마가 실망했겠지만, 어쩔 수 없잖니? 내가 이혼하지 말자고 해도 이혼하겠다고 집 나간 건 네 엄마야!”

“아니... 이런 상황에서 엄마가 이혼하겠다는 게 뭐 잘못된 거예요? 이혼 안 하면 아빤 그 여자랑 살고 엄마는 우리 뒷바라지하라는 거예요?”

“우리한텐 용돈도 제대로 안 주고 돈 얘기만 하면 난리를 쳤으면서,,, 그년 아들한테는 드론이며 VR 사주고 교육비도 보내준다면서...”

“그건 그 집 아들이 하도 게임에 빠져서 그녀가 힘들어해서... 교육비는 몇 번 만 도와준 거야!”

“언제 우리한테 게임기 사주고 용돈 제대로 준 적 있냐고요?”


분노에 찬 민우가

“난 수능 끝나면 수능 잘 봐서 우리 가족 다 같이 기분 좋게 초밥 먹으러 가는 게 소원이었는데....”


울먹이는 민우에게 전남편은

“그래도 난 너희에게 최선을 다했고, 집을 내팽개치거나 나 몰라라 하진 않았잖아.”

“그걸 말이라고 해요. 우리가 엄마를 잃어버리게 했잖아요? 그 여자가 그렇게 좋으면 당장 나가요. 여긴 우리 집이니까 우리가 살 거예요”


다음 날 전남편은 짐을 싸서 나가겠다고 했다고 한다.

"어디 너희들끼리 잘 살아봐라!"

라고 하면서

아빠를 너무 존경하고 사랑했던 민우는 그런 전남편을 붙잡고 울었다고 한다.


"우리만 남겨두고 가면 어떡하냐고...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했는데, 이제 와서 우릴 버리는 거냐고?"


그래서 전남편과 아들들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주변 지인에게 많은 염려와 걱정을 듣는다. 혹시 이게 문제가 되어서 너의 신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걱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이 글을 쓴다. 이미 다른 일로 명예훼손은 당한 상태이며 법이 내편이 아님을 너무도 잘 알기에 내 모든 것을 걸고 나의 경험을 쓰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는 죄명이 있다. 난 내가 당한 사실을 이야기하는 게 위법했는지 몰랐고, 피해자인 나는 입 닥치고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데 가해자들은 아직도 불륜을 즐기고 아들들을 속이고 있다는 게 너무 억울한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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