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년 만에 이혼판결이 났다.
우리에겐 양육권 다툼이 없기에 재산분할만 하면 된다.
정식 재판으로 넘어가기 전에 아들들이 내 집으로 찾아왔다. 엄마가 건물을 포기해 달라고 애원했다. 내가 대출을 연장할 수 없으므로 내가 건물을 가질 경우 나는 급매로 팔아버릴 예정이었다.
그럴 경우 자신들은 상속을 받을 수 없다며 전남편이 그래야 이 집을 너희에게 상속해 줄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 건물의 모든 인테리어는 내가 했고 방학내내 매일 가서 공사현장을 지킨 집이었다. 내가 쏟은 열정과 땀으로 지은 그 집을 급매로 팔아버리고 공중분해 해 버릴 생각이었다.
며칠을 고민했다.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내가 건물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아들들과 불편해질 관계도 싫었고, 더불어 그 많은 대출을 받을 가능성도 낮을 뿐 아니라 건물관리라는 게 쉽지 않음을 알기 때문에 자신도 없었다. 그래서 팔아서 모든 부채를 해결하고 자그마한 내집이라도 마련하려 했던 것이다.
변호사는 건물과 관련해서 대출금과 세금을 계산해 보니 내 대출한도에서 가능하지 않을 것 같으니 나머지를 받고 현금으로 조정을 해보자는 의견을 주었다. 많이 덜 받기는 것이지만 빨리 이혼을 할 수 있고, 현재 나의 상태가 3년 정도의 재판 기간을 버틸지 걱정이라는 것이다.
며칠간 고민에 고민을 했다. 마음이 오락가락했다. 돈이냐? 맘 편한 이혼이냐?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쓰레기의 말을 다시 한 번 믿어보고 아들들에게 상속이 될 수 있도록 하는게 나을 것 같았다고 결정했다.
예상했던 재산분할에 많이 적은 금액이지만 나도 직업이 있고 돈 때문에 이혼한다 그 인간의 말도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호사스럽진 않아도 내 이름으로 된 대출금들을 상환하고 맘 편한 이혼녀가 되는 게 나을 거라고 맘을 먹었다.
난 그래서 그 집을 포기하고 내 이름으로 되어있는 조그마한 오피스텔과 내 명의의 통장의 돈만 갖기로 하고 조정에 합의해 주었다. 내게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자유였기에 빨리 정리하고 싶었고, 변호사의 의견은 그 건물에 부채가 많아서 금리가 높아지는 현 상황에 적절치 않고, 내가 너무 취약해져서 건강이 걱정된다는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더불어서 전남편은 비트코인을 5개 가지고 있었는데 소송이 시작되자 그것을 모두 아들들에게 주겠다며 양도해 버린 것이다. 아들들은 그것들도 엄마가 이해해 달라고 했고 나는 그 말을 믿었다.
계좌조회를 해보니, 전남편은 이혼소장을 받자마자 모든 통장에서 대출을 받아서 통장에는 빚만 쌓여있었다. 물론 그중 몇 개는 최승연 변호사가 재판이 시작되면 '재산도피'로 문제로 삼겠다고 했다.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이가 갈렸다. 와이프인 나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것보다 빨리 돈을 빼돌리고 자기 몫과 상간녀의 몫을 챙기려는 그 의도가 너무도 괘씸했다. 인면수심의 인간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정식재판을 시작하기 전에 조정에 합의를 해주었다.
어차피 돈 때문에 이혼하려는 것도 아니고, 나는 나 자신정도는 책임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점점 비열하게 나오는 전남편의 행태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나는 인연을 빨리 끊고 싶었다.
그러나 조정합의가 끝나고 전남편의 태도는 돌변했다.
아들들에게 주었던 비트코인을 회수해 가고 아들들에게 용돈조차 제대로 주지 않고 있다. 생활비 내역에 아들들에게 70만 원씩 용돈을 주었다는 거짓말을 하고 지키지도 않는 것이다. 참 야비하다는 생각에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민경이와 지영이는 원래 그랬던 인간이니 너도 이제 모른 척하고 연을 끊으라고 했다. 물론 그렇게 하고 싶다. 그런데 아들들이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민경이와 지영이는
“그런 똥구덩이에서 나온 걸 축하한다.”
후배 혜원과 민정이도
“선생님 이제 자유가 되셨으니까 마음껏 자유롭게 사세요.”
내 소식을 듣게 된 대학 동창생들은 손을 내밀며
“이혼을 축하해” 하며 악수를 청했다.
학교에 친한 교수님들도
“그렇게 남편 눈치 보면서 전전긍긍하고 살더니 이제 자유네. 좀 편하게 살아.”
모두가 나의 이혼을 축하하고 응원해 주었다.
그런데 나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나는 그 똥구덩이 지옥에서 빠져나왔는데, 두 아들들을 아직도 이상훈 그 새끼의 거짓말과 인격말살과 정서적 학대 속에 두고 나온 것이 마음에 걸렸다.
이미 성년인 두 아들들은 자신들이 집을 지켜서 김경아가 뺏아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안다.
이상훈은 이미 영주권을 혼자 취득한 상태이고 미국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으며, 그 집도 곧 팔거나 다른 사람에게 세를 주고 아들들을 ‘독립’이라는 핑계로 내쫓을 것이라는 것을...ㅠㅠ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주변 지인에게 많은 염려와 걱정을 듣는다. 혹시 이게 문제가 되어서 너의 신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걱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이 글을 쓴다. 이미 다른 일로 명예훼손은 당한 상태이며 법이 내편이 아님을 너무도 잘 알기에 내 모든 것을 걸고 나의 경험을 쓰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는 죄명이 있다. 난 내가 당한 사실을 이야기하는 게 위법했는지 몰랐고, 피해자인 나는 입 닥치고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데 가해자들은 아직도 불륜을 즐기고 아들들을 속이고 있다는 게 너무 억울한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