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네 번째 시
내 멋에 산다
어라, 그런데
당최 멋을 낼 시간이 없네
내 멋이 뭐였지?
생김새
옷차림
말투 그런 거 말고
나는 나니까 알 것 같은데
그런데 더 잘 알고 싶은데
색을 계속 보아야
색을 계속 보여주어야
그 색에 이름이 붙듯이
거울에 멋을 자주 비추고
계속 보여주어야겠다
내 멋이란
느낌
냄새
표정
태도
생각
그리고 거울 속의 나
또 거울 밖의 진짜 나
나 자체의 내가 가진 그것들
그리고 가지지 못한 저것들
그럼에도 괜찮은 이 존재
맞아, 그랬지
그 멋에 살지 못하면 어때
무슨 멋이든
어느 향이든
선명하든 흐릿하든
사랑한다 너를
오늘도, 내가 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