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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주민A
Jul 19. 2022
삶이 어려워지는 이유는 그것을 가르치려 하기 때문입니다. 날개를 가진 그대, 한 마리 새여. 그대에게는 여름의 폭풍과 겨울의 혹한을 지나는 한 송이 꽃과 같은 자식, 친구가 있습니다. 그대가 날개로 사는 법을 배웠다 하여 꽃에게 깃털을 나눠준다 한들 그의 뿌리가 한치라도 하늘을 향해 일어서겠습니까. 그대가 휘파람 소리로 노래할 수 있다 하여 꽃에게도 마찬가지로 노래 들려주기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만일 그대가 보답받을 수 없는 기대를 품음으로 실망을 맛보았다면 그대의 어리석음을 탓할 수는 있어도 꽃을 무정하다 원망할 순 없습니다. 어느 날 꽃이 함께 가부좌를 틀고 태양을 직시하자 한다면 그대는 기꺼이 두 눈을 멀어버리게 하겠습니까?
삶은 가르치려 할 때 어려워집니다. 새에게는 새의, 꽃에게는 꽃의, 들고양이에게는 들고양이의 지혜가 있습니다. 스승이 될 수 없다 해서 그대의 지혜가 낮아지지는 않습니다. 지혜에는 높낮이가 없으며 오로지 서로의 손을 잡고 옆으로 뻗은 길이만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혜란 가르침이 아닌 더불어 살아감입니다. 새는 꽃의 열매를 취해 배를 채우고, 꽃은 열매를 내줌으로 씨를 뿌리는 게 그들의 지혜입니다.
삶이 어려워지는 이유는 우리가 ‘후회 없는’이라는 말을 너무도 쉽게 믿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꿈을 의심하고, 확신보다는 회의와 친하게 지내면서도 유독 ‘후회 없는’이라는 말에는 곧잘 속아 넘어갑니다. 하지만 그대가 들숨과 날숨 중 어느 하나만을 택해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니라면 그러한 말들을 신뢰해서는 안 됩니다. 행복이 인생의 들숨이라면 후회는 날숨. 웃는 날이 있으면 우는 날도 있고, 길을 가면 발자국이 남기 마련입니다. 빛에서 그림자를 잘라내려 애쓰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지 않습니까?
삶은 후회를 버리려 할 때 어려워집니다. 세상에는 믿기지 않는 바보도, 경천동지 할 천재도, 위대한 영웅도 있지만, 후회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 선택을 내릴 각오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대에게 후회를 짊어질 각오가 있다면 손익을 점칠 계산기나 재어볼 자는 불필요할 것입니다. 우직하게 길을 걷다 보면 거친 후회도 깎여나가 평평한 길이 될 테니까요. 선택을 망설이고 있다면 묻고 싶습니다. 지금 그대에게 부족한 것이 각오 외에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