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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한 나라의 주민A Jul 12. 2022

타오르는 것들의 시간

22. 07. 12

  사랑을 망설이는 모든 청춘들이여, 그대들에게 고합니다. 드디어 타오르는 것들의 때가 도래했습니다. 열기로 충만한, 천공 정중앙의 태양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작열하는 열기에 들끓는 그대들 피 냄새가 제게까지 진동을 하는군요. 결단하세요, 선택지는 두 가지뿐입니다. 활활 타는 열망을 삼켜서 속을 새까맣게 태우던지, 용의 아가리로 기염을 토해 상대를 그대와 함께 불타오르게 해야 합니다. 태어나버린 마음을 되돌릴 수 없다는 건 그대가 더욱 잘 알잖아요. 자아, 잘난 이성도 이 순간만큼은 방해꾼일 뿐입니다. 걸리적거리는 안전핀을 뽑아 던지고 공이로 영혼의 뇌관을 때리며 외치세요. ‘사랑은 폭발이다!’ 충실하게 폭발하는 그 순간에 그대의 사랑은 예술이 됩니다. 밤하늘 불사르는 폭죽과 같이 화려하게. 자아, 타오르는 심장의 연기를 봉화대로 올립시다. 그 사람이 멀리서도 볼 수 있을 만큼 성대하게!     


  반드시 불같은 사랑일 필요는 없어요. 물결처럼 잔잔한 사랑은 여운을 남기겠죠, 분명. 스쳐 가는 바람에도 나무는 흔들립니다, 애틋하게. 그대의 운명을 뒤흔들어 놓을 것이라면 그것의 형태는 중요하지 않아요. 무엇이든 그대가 뛰어들 수만 있다면. 알아요, 그 어떠한 말도 그대가 원하는 결말을 보장해줄 순 없다는 걸. 저의 말을 무모하고, 무책임하다 치부해버려도 좋아요. 하지만 저도 할 말은 있어요. 사람이 좀 무모하면 어때요. 무모해질 용기 없이 무엇을 진정으로 성취했다 말할 수 있을까요? 무책임한 게 당연합니다. 그대를 구원할 수 있는 건 처음부터 그대 스스로뿐이었으니까요.


  다만 저는 그대를 위한 고매한 변명거리를 만들어 볼까 합니다. 사랑의 한복판으로 뛰어들 그대를 위해 낙하산을 준비할게요. 만일 사랑에 실패했다면 뒷짐을 진 채 고개를 45도 들고 ‘길을 걷다 보니 어쩌다 사랑이 있었을 뿐’하고 아픔의 중력에서 벗어난 연기를 해보세요. 그 순간 당신은 우주인. 이상하게 보일지언정 불쌍하게 보일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사랑하세요, 소년, 소녀여. 사랑하라, 다 큰 청춘들아! 설마 죽기야 하겠어요. 그러나 사랑이 아픔이라면 별수 없네요. 그대 망설임 또한 사랑이라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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