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처음으로 미라클 모닝에 도전했다

아침에 할 일, 할 일을 하기 위한 행동 방안, 피드백을 기록해보니

by 현의

밤은 놀기 딱 좋은 시간이고, 그에 반해 아침은 피곤하고 괴로운 시간이다. 그래서 늦은 시간까지 깨어있는 올빼미형 인간으로 아주 오랫동안 살아왔다.

그런 내가 돌연 아침형 인간이 되기로 마음먹었는데, 그 계기는 오래전에 쓴 다이어리에 적힌 문구에서 비롯되었다.



여러분이 갖고 있는 문제와
부정적 감정의 대부분은

아침을 좀 더 빨리 먹거나,
팔 굽혀 펴기를 10번 하거나,
잠을 한 시간 더 자기만 하면
해결됐을 문제들 아닌가?

그런 문제들에 대해 일기를 쓰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지 않은가?

뻔하디 뻔한 자기 계발서인 줄로만 알고 설렁설렁 읽었던 책에서 나온 구절이다. 고민을 많이 하고 일기도 자주 쓰는 나를 어떻게 이토록 정확히 겨냥했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그래서 두고두고 읽으며 마음에 새기기 위해 다이어리에 적어놓았다.


이 구절을 처음 만난 8년 전의 나와 현재의 나는 매우 흡사한 문제를 갖고 있다. 문제를 똑바로 바라보고 해결하기에 앞서 지레 겁을 먹고 두려워한다는 점이다. 그러니 문제의 해결방법을 찾기보다 오직 ‘문제에 직면한 나’에만 집중하고 그에 대한 내 심정을 다이어리에 토로하는 짓을 반복했다.



인생은 나이키처럼


내가 정말 좋아하는 브랜드는 나이키이다. 제품의 질이나 디자인 때문은 아니다. Just do it이라는 슬로건과 진정성 있는 광고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건전한 메시지 때문이다. 그래서 광고인 걸 알면서도 끝까지 집중해서 보고, 심지어 눈물까지 흘렸던 나이키 광고들이 아주 많았다.


하지만 나이키에 대한 애정과는 별개로 나는 매사에 그냥 해보는 정신은 부족했다. 그래서 새벽 기상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지 오래전부터 숱하게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벽 기상에 ‘그냥’ 도전해보는 용기를 갖진 못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사람들은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 세상보다 개인을 통제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래서 미라클 모닝이 점점 입소문을 타고 여러 사람들이 새벽 기상의 기적 같은 힘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때 비로소 내가 오래전에 다이어리에 썼던 문구가 떠올랐다. 나는 지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에 정면으로 돌파해야 했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시간이 없어서 스트레스 받는다고 불평불만할 게 아니라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시간에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했다.


그래서 새벽 3시, 심하면 4시에 잠들기도 했던 생활에서 벗어나 새벽 6시 기상에 도전했다. 때마침 유행하는 세상의 흐름이 내게 ‘그냥 해봐’라고 외치고 있었으니 왠지 든든했다.



새벽을 맞이하기 전에 했던 일들



예전에 한두 번 정도 새벽 기상에 도전했었지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건강한 삶이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다. 새벽 기상에 성공하려면 왜 내가 이전에는 새벽 기상을 지속하지 못했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래서 새벽 기상이 힘든 나만의 이유를 적어보았다.


‘너무 졸리다.’

‘일찍 일어나도 뭘 해야 할지 모른다.’

‘할 일이 없는데 졸리기까지 하니까 그냥 잔다.’


결국 나는 일찍 일어나야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미라클 모닝을 오랫동안 지속하지 못했던 것이다. 원인을 찾았으니 이제는 해결 방법을 찾으면 된다.

그래서 내가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이유, 새벽에 일어나서 해야 할 일, 그 할 일을 해내기 위해 해야 하는 행동을 노션 페이지에 정리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영상으로 남겨 유튜브에 업로드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를 위해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를 크게 세 개로 분류했다. 각각 현실을 위한 목표, 취미를 위한 목표, 건강을 위한 목표이다.


현실: 최소한의 공부하기

취미: 매일 글쓰기

건강: 매일 아주 적은 운동하기


목표는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구성했다. 내가 진정으로 인생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이런 사소한 일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뛰고 싶으면 걸어야 하는 법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거창한 목표를 위한 인생 설계가 아니라 우선 아무리 사소한 일이어도 나와의 약속을 꾸준히 지키는 자세였다. 그래서 이를 쉽게 기를 수 있도록 눈 감고도 할 수 있는 쉬운 목표만을 세웠다. 그리고 그 목표의 행동 방안을 생각해보았다.


현실: 매일 30분이라도 들여다보기, 잘 보이는 곳에 공부할 것들 꺼내 놓기

취미: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간단하게 한 줄이라도 쓰기

건강: 운동을 매일 인증하거나, 운동을 꾸준히 인증하는 커뮤니티에 가입하여 동기부여 얻기


이것으로 미라클 모닝을 맞기 위한 준비를 끝났다. 이제 남은 일은 계획을 실천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그 도전의 결과는


1. 첫 번째 도전은 나흘 만에 끝났다.


작심삼일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딱 나흘이 지나자 미라클 모닝은 뒤로하고 예전의 생활패턴만이 지속되었다.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서 새벽 늦게까지 깨어있다 보니 아침을 일찍 맞이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어려운 문제를 직면했을 때가 바로 한 사람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순간이라고 본다. 그래서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앞서 세운 계획을 어떤 방향으로 수정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2. 습관 형성 어플을 설치해서 강제성을 부여하기로 했다.


나는 남들과 함께할 때 일의 능률이 특히 더 많이 올라가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면 특히 더 많은 책임감이 생기기도 하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사람과 함께, 소액의 금액을 걸고 도전을 인증하는 습관 형성 어플 챌린저스를 설치했다. 그리고 다시 미라클 모닝에 도전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6일 연속으로 새벽 기상에 성공했고 이는 지난번 도전보다 이틀 더 발전된 성과이다. 앞으로 언제까지 새벽 기상을 지속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3. 일찍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승리를 맛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삶을 움직이는 건 나뿐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승자가 될 것인지 패자가 될 것인지 결정하는 인물도 나뿐이다.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것은 도전적인 과제를 성취하고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뜻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해냈다’는 걸 알게 되니 아침 이후의 시간이 즐거워졌다. 처리하는데 오래 걸리는 일들을 아침부터 끝내서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는 것도 좋았다. 하지만 할 일을 해낼 때의 성취감보다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는데서 오는 만족감이 나를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


나는 살아오면서 가족 외에는 오랫동안 의지할 사람을 찾지 못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내게는 사실 의지할 사람이 필요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를 움직이는 건 나뿐이었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고 나의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나의 삶에 가장 필요한 자세였다.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삶에서 분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의 의견에 따라 나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삶의 태도를 앞으로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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