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아버지는 한 가지 미안함을 갖고 계셨다.
나에게 어떤 특정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시켜주지 못했다는 것.
나 역시 생각하곤 했다.
'좋은 코치를 만났다면, 정말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었을 텐데.'
특정 종목을 유난히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냥 누군가의 지도를 받으며 꾸준히 훈련하는 나를 상상하면 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좋은 선생님 밑에서 체대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
좋은 코치 밑에서 그냥 믿고 따르는 힘,
그 믿음이 만들어내는 운을 그때 알았다.
물론 계속 벽에 부딪히겠지만,
계속 한계를 넘어가다 보면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는 벽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품고 살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나는 운동과 삶을 따로 생각해 왔다는 것을.
사실 삶도 운동과 같다.
끊임없이 벽에 부딪히고, 한계를 느끼고,
그 속에서 다시 일어서야 한다.
그렇다면 내가 내게 부여한 훈련,
즉 나를 넘기 위한 노력을
삶에서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운동선수의 마인드를 삶에 적용한다면 어떨까.
이 생각을 이제야 진지하게 해 본다.
운동선수의 삶은 단순하다.
경기의 승리를 위한 훈련,
그리고 팀 스포츠라면 팀워크까지 다지는 일.
개인스포츠든 팀스포츠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나의 목표에 어울리는 나만의 훈련을 세우는 것.
그 훈련을 매일 반복하며 나를 단련하는 것이다.
운동선수는 특별한 걸 하지 않는다.
그저 기본을 꾸준히 반복할 뿐이다.
그 반복 속에서
더 나은 기록, 더 정확한 명중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 자란다.
그 멘탈은 사실,
수많은 기본훈련을 견뎌온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무대 위에서 춤을 출 때도 마찬가지다.
몸이 익혀질 만큼 연습하면
그 동작은 자연스럽게, 거의 자동으로 나온다.
삶도 그렇다.
자동이 될 만큼 훈련해 보는 것.
이제 나는 운동선수의 마음으로
삶을 훈련해보려 한다.
내가 하기로 한 나만의 삶의 훈련.
독서, 관찰과 사유, 글쓰기.
이 세 가지를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 나의 사고와 감각, 표현이
자연스럽게 몸처럼 움직이게 되지 않을까.
어디에서 방법을 찾을 것 없이
내가 관찰한 모든 것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삶의 코치가 생겼다.
그 코칭대로, 나만의 훈련을 그냥 해나가 본다.
내가 목표하는 단 하나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