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 대한 마인드가 우리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폭락이 남편 길들이기
얼마 전 12.16 부동산 정책이 나왔다. 15억 이상의 아파트 매매 시 대출 금지부터 시작해 각종 세금 규제 정책까지.. 정부의 시그널은 명확하다. (주 타깃 : 지금까지 돈 개념에 무지했던 서민들)
부동산 불로소득 바라지 말고 분수에 맞는 집에 살아라!
부동산의 가격이 연신 신고가를 찍고 있는 와중 더 심한 버블(폭등)을 막기 위해 규제를 시작한 것인데,
-정책의 진짜 수혜자는 누구일까?(다주택자. 정부가 진짜 약자들을 위해서 규제책을 펴는 것 같은가?)
-진짜 피해자는 누구일까? (무주택자들.. 어설픈 곳을 가진 1 주택자들..)
-자본주의 시장에서 정부가 말하는 불로소득을 강제로 막아버리는 것이 최선일까? (직장인들이 월급 모아서 어떤 낙으로 인생을 살아가나? 아이들 교육시키고 식주 해결하고 나면.. 본능적인 의식주만 해결하면 행복한 인생이 되나?)
이번 정부는 다른 것은 몰라도 정말 제대로 된 경제 참모가 없는 것 같다. 정말 중요한 시기에 많이 아쉽다.
Part1) 첫 주택 구입, 주변인들의 반대를 뒤로하고 나 혼자 가계약금 쏘다. 그 미친 결정이 인생을 바꾸다.
2016년 9월, 결혼 후 두 번째 전세를 돌던 그때, 육아휴직에서 돌아와 팀장이 빨리 하라는 일도 많고 정신없고, 논문 1차 교수 미팅도 있고 여러 가지로 정신없던 그 날.
몇 주 전 임장 했던 목동의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그때 원하셨던 곳 매물이 나왔어요! 다섯 군데에서 매수 조율 중이에요!"
나는 무엇에 홀린 듯, 내 비상금 중 2,000만 원을 집주인 계좌로 가계약금을 입금했다. (남편에게는 선입금 후통보-0-;; 내가 후통보 하는 데에는 폭락이 남편에 대한 사연이 참 많다..^^;;)
남편에게 그래도 동의를 구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그때 우리가 봤던 곳 목표가에 매물 나왔대. 계약금 쏜다?" 아니나 다를까 남편은 "음..좀 더 생각해보자"라고 했다. 그리고 너무 바빠서 답을 못하고 퇴근 시간이 됐다.
퇴근 시간에 남편에게 다시 카톡이 왔다. "아무래도 이번에 집 사는 건 무리일 것 같아.. 미안해 내가 돈 더 벌어서 좋은 곳 사줄게. 이번엔 좀 더 생각해보자" (남편에 대한 내 예측은 벗어날 때가 없다)
그리고 내가 답변했다. "우리 집 샀어~ 내가 계약금 쐈어~^^" (남편 : 뭥미??)
남편은 그날 저녁부터 며칠 동안 나보고 겁이 너무 없고 욕심이 많다며, 가계약금 돌려받아 오라고 정말 생난리를 쳤다. 난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 난 전세 안 돌고 내 집에서 살 꺼라고! 딸내미 학군지역에서 학교 보내며 안정적으로 살 꺼라고!! 회사 절대 안 그만두고 빚 갚으면서 살 꺼라고!!
그리고 4년이 지난 2019년 5월, 우리 부부는 강남(아주 중심지역은 아니지만ㅠ)에 집 한 채를 마련했다.
무주택 흙수저 신혼부부에게 4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Part2) 폭락이 남편아.. 와이프 말을 믿자 응!?
우리가 결혼한 2013년에는 부동산 암흑기라 집을 사면 바보 같은 분위기가 조성됐다.
만약 주위에 "그래도 실거주 집 한 채는 꼭 사"라고 조언해주는 난 놈이 주변에 있었다면 더 일찍 눈을 떴을 텐데.. 주위에 그렇게 말하는 친구 부부가 딱 한쌍만 있었다. "언니 빚내서라도 꼭 집사~"
하지만 30년이 넘게 '빚은 무서운 것이다'라는 가난해지기 쉬운ㅠ 가정교육을 철저히(?) 받고 살았던 바, 저렇게 알짜배기 지인의 조언을 뒤로하고 전세를 살기로 결정했다. 주변에 난 놈도 없었고 더더욱 나도 난 놈도 아니었고 부동산 암흑기에, 20대 후반 주변에 그러한 성공사례가 있을 리 만무했다.
그리고 전세를 한 턴 돌았다. 2015년 초, 우리는 살던 곳의 전세를 연장했다. 그리고 2015년 3월, 아이가 태어났다. 예쁜 딸내미. 2015년부터 2016년 중반까지 육아휴직으로 집에 콕! 박혀있으면서 미칠 것 같은 육아 기간을 보냈다. 답답한 육아 생활이 계속될수록 더 교통이 좋은 지역에 대한 열망은 강해졌다. 더불어 사랑스러운 딸내미를 생각할수록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2015년 겨울부터 남편에게 조금 더 교통이 좋은 지역의 집을 사보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남편은 '부동산 폭락이(부동산이 폭락할 것임을 항상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내가 친정엄마와 함께 집을 보러 다녔다.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내서 시댁 어르신들도 모시고 가서 집을 봤다. 하지만 매물이 많지 않아 바로 매수할 수 있지도 않았고 사실 나도 무서웠다.
남편은 절대 주택을 산다는 생각이 없었고 매우 소극적이었다. 내가 그냥 그러다 말 것으로 생각했었던 것 같다. 친정 엄마도 내가 본 곳으로 같이 집을 옮기고 싶어 했지만 친정 아빠가 아주 강하게 반대하셨다. 우리 아빠는 집은 다리만 뻗고 자면 된다는 주의이셨다..(나중에 내가 실거주 첫 집을 구입하자, 아빠는 나에게 '우리 딸내미가 투기꾼 됐네ㅠ'라고 농담 반 진담 반 말씀하셨다ㅠ) 빚을 조금 내서 좋은 곳으로 옮기자는 나와 우리 엄마의 아이디어는 그렇게 묵살됐다..
그리고 2016년 초중반, 갑자기 주택 가격이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번 상승장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결과론적으로 보니 그랬다)
그 맘때 이상하게 촉이 왔다. "난 올해 꼭 집을 사야겠어!" 내가 주택구입을 포기하길 바라는 남편의 기대와 달리 나는 더 좋은 학군지의 부동산으로 눈을 돌렸다ㅎㅎ (메롱, 방해하면 오기가 생겨 더 큰 걸로 관심이 옮겨간다.)
그리고 두 살배기 아이를 데리고 목동 여기저기 부동산을 다니며 임장을 시작했다.
아파트는 오래되었지만 교육환경과 깔끔한 주변 환경으로 알려진 목동 신시가지를 구경하니, 더더욱 욕심이 생겼다. 임장을 다녀와서 스스로 재건축 공부를 시작했다. 용적률, 대지지분, 재건축 정책 등등..
그리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 1순위) 목동신시가지아파트 7단지(용적률, 대지지분 굿+ 목동 중 교통 편의성 최우수 + 목운초중 학군지 매우 우수 등) 2순위) 목동신시가지아파트 5단지(용적률, 대지지분 최우수 + 역대 부촌 이미지 + 깔끔한 자연환경)로 마음을 굳히고 매물을 기다렸다. 그 당시에도 상승기여서 매물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사고 싶다고 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리고 한 달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기다렸던 매물이 나왔어요. 지금 다섯 집이 매수 조율 중인데, 빨리 가계약금 넣으면 좋을 것 같아요"
난 집 내부를 보지도 않은 채...(물론 위치는 사전에 모두 확인해놓은 상태) 계약금을 넣었다.
그 당시 내가 집도 안 보고 집을 샀다는 소리에 우리 가족과 주변인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슨 집을 사면서 집도 안 보고 사!?”
그. 런. 데 그 집도 안 보고 산 그 날의 결정이 내 인생의 많은 것을 바꿔놓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