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리턴, 하이 리스크에는 항상 이유가 있다
이 시리즈는 '흙수저 신혼부부 강남 입성기' 시리즈의 연장선(3편)이다. 주택 구입 결과가 아니고 과정을 쓰고 싶었기에 상기의 제목을 살리기보단 글마다 주제에 맞는 제목을 다르게 해서 써보기로 했다. 이걸로만 한 3-4편 정도 나눠서 쓸 수 있을 것 같다.
강남으로 갈아타기 전에 재건축 단지에 실거주 목적으로 첫 (30년이 넘은 낡은) 집을 구매하고, 이런저런 경험을 해봤던 경험들을 차례차례 쓰고 있다. 오늘은 그 당시 부린이(부동산 어린이)로 시작해서 재건축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 경험기를 써보려고 한다.
3-4년 전만 해도 부동산에 관심 없던 2030 젊은 층들(내 주변에도)이 과거 2-3년 동안 재건축, 재개발 투자를 많이 시작했다. 특히 재건축은 갭(매매가-전세가)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들어가는 현금이 많아야 해서 특히 강남 재건축은 '그들(부자)만의 리그'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고, 재개발은 상대적으로 갭이 작기 때문에 최근 젊은 층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 2-3년 전에 청량리, 이문, 광명, 구성남 등의 재개발 투자를 시작한 30대 지인들도 여럿 된다.(결과적으론 투자금 대비 수익률은 꽤 좋아 보인다)
재건축, 재개발을 가지고 있다가 잘 풀리면 소위 인생을 바꿔 놓을 수 있는 대박 수익을 얻는다는데... 재건축 모드에서 4년 정도 살면서 돌아가는 것을 보니 이 것을 기다리고 쟁취하는 것이 매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다. (특히 정부 정책과 더불어 내부에 엑스맨들이 어마어마하다-0-)
뭐랄까.. 왕관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자만이 왕이 될 수 있다. 이런 느낌의 연장선이랄까?
재건축, 재개발의 시간과 스트레스와 과정의 고난(갈등)을 견딜 수 있는 자만이 대박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정부 정책으로 인해 실거주를 해야 양도세 감면이 되기 때문에 어느 투자처든 실거주를 염두해 놓고 구매를 해야 한다. 재건축을 선택할 때는 내가 정말 '재건축 아파트'에서 만족하며 살 수 있을까?라는 부분도 잘 고려를 해야 할 것 같다. 운 좋고 잘 풀리면 대박 날 수 있지만.. 잘 안 풀리면 '잘 될 것 같아 놓치는 못하고 계속 견디며 불만이 커져가는 그런 답답한 상황'이 될 수도 있음을 알고 들어 가는 것이 맞을 것 같다.
Part1) 재건축으로 헌 집이 새집이 되는 것 자체가 적폐는 아닌 것 같다. 그 불투명한 과정들이 적폐일 뿐...
나는 '투자'가 주목적이 아니라 '실거주'로 재건축에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일 뿐이다. 학군의 중요성(학군은 단순히 어느 대학에 잘 보내는 그런 의미를 넘어선다. 유사한 가치관, 생활환경 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사는 거랄까.. 평범한 아이일수록 학군은 중요한 것 같다. 뛰어난 애면 어느 상황에서든지 뛰어나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을 느끼고 재건축 학군 지역에 첫 집을 장만했다.
하. 지. 만 아무리 실거주로 재건축을 소유하게 되었다고 해서 재건축의 진행 여부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이 돈 투자에 관심이 없다고 해서 살면서 '돈' 자체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니까... 재건축으로 생활환경이 좋아지는 사항에 반대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재건축 아파트에 살아보니 가장 열악했던 생활환경은 '주차'다. 내가 살던 동네는 1983년부터 1988년 정도에 지어진 아파트로 가득한 곳이었다. 당연히 지하 주차장은 거의 없었고 주차대수는 0.5-0.7대 정도로 매우 열악했다. 나는 차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 거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는데.. 매일 차를 가지고 출근하는 남편은 아침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 아파트의 주차장을 보면 마치 테트리스 게임이 생각났다. 아직도 우리 남편은 목동에서 4년간 무사고(?)로 주차를 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0-;;;;
불편함뿐만 아니라 주차의 환경이 열악할 경우 우려가 되는 점은 화재나 위급 상황 시 소방자나 구급차가 제대로 들어올 수 있는지 여부다. 차들로 꽉꽉 찬 주변 공간에 과연 위급 상황에서 우리를 구하러 제대로 구급차가 들어올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진 적이 많았다.(주차장뿐만 아니라 아파트를 둘러싼 모든 공간이 차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조금 민감할 수도 있는데 노후된 배관이나 시설도 무시할 수는 없다. 우리가 낡은 집에 입주했던 2016년에는 배관공사가 되지 않아 사실 녹물도 많이 나왔다ㅠ 어린아이가 있는 부모로서 걱정되는 부분 중 하나였다.
최근 1,2년간 재건축 아파트들이 재건축이 쉽지 않음을 느끼고 아파트 유지보수 투자를 늘려서 재건축 아파트들도 배관공사를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목동 단지들, 반포 미도 2차, 은마 아파트 등도 배관 교체를 추진 또는 완료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배관 공사를 제대로 적시에 한 다면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문제는 이것도 몇억씩 투자비가 들어가는 사항인데 주민들의 다수가 유지보수 투자에 찬성하는 입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안건으로도 편이 갈라지는데.. 공동 자금을 사용하는 안건은 자신의 상황에 따라 입장이 정말 달라진다. 그래서 더 힘들다.
셋째는 옛날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신축 아파트와 비교해서 유사한 평형인데도 평면이 매우 별로다. 예를 들어 요즘 24평형 신축 아파트는 3 베이에 방 3개, 화장실 2개가 기본이다. 지방이나 경기도는 평면이 더 잘 나와서 20평대를 4 베이로 뽑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8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는 27평인데도 방 2개에 화장실 1개짜리도 수두룩하다.
여러 저러한 사소한 이유는 더 있을 수 있지만 저 세 가지만 해도 주거환경이 신축 대비 매우 열악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내가 살았던 목동은 그런데 재건축 아파트치고 매우 깔끔하고 상태가 좋은 편에 속했다. 한 번은 전세로 생각하고 45년 정도가 된 반포의 A단지(위치 캡숑)에 집을 보러 갔는데, 같이 보러 갔던 남편이 "제발 이 아파트만 아니면 아무 데나 갈게...ㅠ"라고 했던 적도 있었다. 바닥에 난방이 없고 옆에 라디에이터가 깔려있었다. 우리는 한국에서도 외국처럼(?) 바닥난방이 없는 아파트가 있다는 것에 내심 충격을 받았었다. 그리고 아파트가 진짜 쓰러질 것 같아서ㅠㅋ 이 정도로 낡아도 내부 갈등으로 재건축 못하고 있구나 생각하며 재건축이 만만치 않은 것이구나 느꼈던 적도 있다.
사람은 열악한 상황에서 살다가 좋은 환경으로 가면 인생의 만족도가 높아지지만, 반대로 좋은 환경에서 살다가 열악한 상황으로 가면 매우 박탈감을 느끼기 쉬운 존재 같다.
연관해 몇몇 사람들은 신혼부부에게 가장 해(?ㅋ)가 되는 주거 선택이 '주택 매매 없이 입주장 신축 전세'로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끼는 후배들 결혼하며 전세로 시작하는 것을 많이 말렸는데 결국 다들 전세로 시작하고 좋은 시기를 많이들 놓쳤다ㅠ)
입주장 신축 전세는 어떤 아파트가 갓 입주하기 시작해 전세 물량이 많아 전세 가격이 일시적으로 매우 낮은 상태의 새 집에 전세 사는 것을 말한다. 신축 아파트는 아파트 컨디션, 구조, 커뮤니티, 주차 등의 조건이 매우 우수하다. 그런데 왜 이 것이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일까?
우선, 기본적인 인플레이션에 의해 집 값이 오르는 것을 외면하고 본다고 해도.. 입주장 전세는 일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기본 계약 기간인 2년 뒤에는 최소 몇억씩 전세가 오른다. 그러면 눈은 높아졌지만 다시는 그 좋은 집에 전세를 못 살게 된다.
특히 잠실 엘(엘스). 리(리센츠). 트(트리지움)가 입주장 전세 현상이 초기에 심했다고 알고 있다. 그 당시 내 친구도 잠실 엘스가 입주했던 때라 전세를 매우 싸게 구해서 2년 정도 살았는데, 그다음엔 전세가 많이 올라 다시 잠실로 들어가지 못했다ㅠ 최근 강동 그라시움, 헬리오 입주장 전세를 구한 지인도 있는데 몇 개월 만에 엄청나게 전세가 올랐다. (물론 여기뿐만 아니라 서울 전 지역의 전세가 올랐고, 앞으로도 엄청나게 오를 수도 있다)
그러면 이미 높아진 주거 환경에 대한 기대치를 낡은 아파트가 채워주기 힘들어지고 정말 연봉이 센 경우가 아니라면 모으는 돈도 한계가 있고, 집값은 이미 올랐고(또는 하락기에는 또 강심장 아니면 무서워서 못 산다)... 악순환의 연속이라는 것 같다.
결혼한다는 후배에게 "제발 전세 말고 자가로 시작해라"라고 말해주는 선배가 있다면 정말 현실적으로 필요한 이야기를 해주는(?) 고마운 사람이다.
Part2) 열악한 환경에도 재건축이 매력 있는 이유, 새 집과 대박 수익을 동시에!?
여러 저러 이유로 생활환경이 조금 떨어지는 재건축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다는 이유도 분명히 있다. 쉽게 말하면 재건축을 하면 정해진 땅에 새로운 집을 짓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용적률, 대지지분 등의 사업성 조건에 따라 엄청난 부가 따라올 수도 있다. 새집도 받고, 돈도 벌고.. 이렇게 좋은 과정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냥 다른 생계가 있는 평범한 소유주가 쉽게 볼 수 있는 수치만 생각해보면.. 재건축에서는 용적률과 대지지분이 가장 중요하다.
- 용적률(%) : 전체 대지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의 비율(%), 용적률이 높을수록 건축할 수 있는 연면적이 많아진다. 반대로 생각하면 현재 용적률이 낮으면 앞으로 용적률이 높아질 경우 수익이 극대화될 수 있다.
- 대지지분(면적으로 표기) : 아파트(공동주택) 전체 단지의 대지면적을 가구수로 나눈 수(등기부등본에 표기)
대지지분이 높다는 것은 그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평균적인 땅 지분이 높다는 것과 유사하다. 보통 아파트 평수마다 대지지분이 비례해서 다르다. (정비례는 아닌 듯, 평형이 넓으면 대부분 대지지분도 넒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1-7단지 대지지분 예시>
(참조: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는 1-14단지까지 있다. 너무 많아 반만 표기했음)
저 숫자만 보면 이게 대박인지, 많은 것인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감이 오지 않을 것이다. 명확한 것은 내가 첫 집으로 선택했던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는 현재 남은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를 통틀어서 용적률과 대지지분이 초특급으로 우수한 곳이다. 지금은 개인 사정으로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목동이 다음 턴(재건축이 잘 허용되는 정책)에서는 대박이 날 곳임은 부정하지 않는다.- 이번 턴 대박 난 개포급으로 생각..
사실 이 두 가지는 단순한 지표 중 몇 개일 뿐이고, 이 것을 바탕으로 시공사(건설사), 구청 등과 협의해 도시정비방향, 기부채납(개발 시 기부자가 일정 소유재산을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도록 되어 있다. 도로나 유휴지 이런 곳) 여부, 지어질 수 있는 최대 층수, 전체 세대수(임대 포함), 평형 조합, 자재 그레이드, 커뮤니티, 조합에서 낭비하는 돈과 시간(!?), 건설사와 협의하는 조건 등으로 재건축 사업성은 정말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재건축하면 그 과정에서 돈을 번다 라고만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익보다는 생활환경을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럴 경우 아파트의 부가가치가 올라가 재건축 후에 가치가 엄청나게 뛰긴 한다. 이것처럼 요즘에는 1:1 재건축(입주물량을 지금 살고 있는 세대수로만 구성함. 이럴 때는 추가로 내야 하는 분담금이 엄청나게 많아짐)을 택하는 현장들도 많아지고 있다. 아파트 임장 했을 때 (돈도 없으면서) 가장 좋아 보였던 곳 중 하나가 용산 동부이촌동에 있는 '래미안 첼리투스' 아파트다. 렉스아파트라는 곳을 1:1 재건축한 아파트(외관은 커튼월 이라 주상복합 같아 보이지만 아파트라고 함)로 2015년 경에 입주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남편과 여기를 보면서 "우리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첼리투스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주위만 서성였던 아파트인데 돈이 부족하기는커녕 아예 쳐다보기도 힘든 정도라 금방 포기했던 기억이ㅠㅋㅋㅋ 재건축했을 때 한 가구당 5억에 가까운 분담금을 내고 1:1 재건축을 했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조합 내 싸움이 엄청났다고 들었다. 결과적으로는 그 당시 조합장님이 엄청나게 좋은 타이밍에 좋은 방향으로 재건축을 추진한 건데.. 그 당시에는 조합 내 엄청난 갈등으로 인해 인명사고도 난 것으로 알고 있다ㅠ
저건 그냥 한 현장 예시이고... 그냥 쉽게 재건축 = 대박이라고 무조건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는 것이다. 타고난 현재의 조건도 매우 중요하고, 정부/지방자치단체/구청 등과의 협의도 중요하고, 조합이 얼마나 일을 제대로 처리하는 가도 중요하고, 소유주들이 얼마나 적극적인지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재건축이다.
특히 이 중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다 중요한 것 같긴 한데^^;;) 조합이 얼마나 일을 제대로 처리하는 가와 소유주들의 적극성 여부인 것 같다. 이 두 개가 괜찮다면 나머지 풀어가는 것들은 불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이 두 개가 젤 불가능한 것에 가깝다.
Part3)
2018년 3월.. 정부에서 갑자기 "재건축 안전진단기준을 강화하겠다"라고 통보(발표)해버렸다. 내가 이 시리즈 1편에서 말했던 것처럼 주민들 중 나름 촉과 정보원(?ㅋ)이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2018년 1,2월에 이미 주민들끼리 정부가 안전진단을 강화할 것을 예상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래는 그 당시 나왔던 기사 중 하나..
그 당시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에서는 재건축 모드로 들어가기 위한 자격을 가진 단지가 한 군데도 없었다ㅠ '예비 안전진단'과 '정밀 안전진단'을 통과해야 재건축이 가능한데.. 사실 재건축 연한 30년만 넘었지 한 개의 단지도 '예비 안전진단' 준비 조차 안 해놓은 것이었다ㅠ (이 것을 보고 목동 소유주들 사이에서는 목동 분들은 양반이라 그렇다 이런 소리를 농담으로 했었는데.. 정말 차분하고 양반 같으신 분들이 많다)
2018년 1,2월은 목동이 꽤나 들썩거렸던 시기다. 집값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주민들이 스스로 예비 안전진단을 추진해 보겠다며, 이렇게 당할(?) 수 없다고 자체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주민들이 이렇게 하나가 되어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구나 라는 놀라움(?)과 동시에 이렇게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구나라는 절망감이 공존하는 두 달이었다.
내가 속했던 단지에서도 주민 모임을 수시로 만들었다. 나는 중간에 들어간 멤버였고 이미 오랫동안 몇 차례 만나서 고민을 시작한 정보가 빠른 소유주들도 20명 정도 되었다. 문제는 몇 천 세대가 되는 소유주들을 파악해 그들에게 예비 안전진단에 필요한 서류를 확보해야 하는데.. 생계가 있는 소유주들이 그 과정을 챙기기는 역부족이었다.
우선 소유주 모임은 개인정보에 민감한 사람들도 많고, 실제로 법으로도 엄격해 소유주 정보를 구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ㅠ (그리고 재건축 아파트는 실제 소유주들이 실거주하는 비율도 높지 않아 정보를 모르고 지나가는 소유주들도 많다)
내가 속했던 단지에서는 부동산 카페나 지인을 통해 우선 소유주들끼리 인증하고 소규모 모임부터 열었다. 아니면 지역 카톡방(예시 목동방, 반포방, 재건축 스터디 등)이나 네이버 카페 등에서 낯 간지럽지만 소유주끼리 모이자는 첫 용자가 필요하다.
직장인들도 많아서 평일 저녁에 모이자는 제안이 있었는데 그날 소유주 분들이 10분 정도 오셨고, 거기서 서로 연락처와 아는 정보 주고받고 소유주 인증 카톡방을 만들었다. 카톡방은 암호를 걸어놓거나 꼭 한 사람만 초대할 수 있게 설정하고, 철저하게 투자자가 아닌 소유주만 모이는 신뢰성 있는 커뮤니케이션 툴이 필요했다.
등기권리증(개인정보 민감하니 이름 등은 안 보이게 하고 동호수만 확인)이나 계약서 등을 확인하고 소유주를 인증하고 그 번호를 저장해서 카카오톡 오픈톡 등에 초대하는 봉사자가 필요했다. 조금 바보 같은 방법 같지만 그러한 봉사자들이 최소 5-10명은 있어야 그 단지는 재건축 꿈이라도 꿔볼 수 있다. (이렇게 무식한 방법으로 사람을 모아 예비진단 때는 몇백 명까지 모았으니까)
하지만 이건 말 그대로 무식한 방법이고 몇백 명이 모여도 예비 안전진단이나 정밀 안전진단의 %를 달성하기는 부족하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것이 주민정보를 모두 가지고 있는 입주자 대표회의(관리사무소도 연동)다. 그들은 현재 버전의 소유주 정보도 가지고 있고, 아파트에 방송을 통해 재건축 의지나 찬반 모임을 주도하기에 굉장히 수월하다.
하지만 이걸 알아도 재건축은 매우 어렵다. 대부분의 입주자 대표회의(입대위)에서는 절대 주민들이 재건축을 빨리 추진하길 바라지 않는다. 법제도 상 입대위와 재건축준비위원회(재준 위)는 철저히 분리되어야 하고.. 재건축 모두가 강해질수록 재준 위의 파워가 입대위의 파워를 능가하게 된다. 그래서 절대 입주자 대표회의가 거의 협조를 해주지 않는다. 심지어 주민들끼리 자체적으로 해보겠다고 현수막이나 광고 종이 붙이면 경비아저씨들 통해 다 떼어버리고 협박하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
나는 이 과정에서 예비 안전진단을 주도하는 주민 모임에 속해서 입대위 찾아가서 엄청 설득하고 협박도 해봤다. 결국 내가 속한 단지도 겨우겨우 입대위 협조 약속받고 (과정은 추후 글에 차근차근 써야 할 듯;;;) 3일 만에 목표치 채우고 목동에서 거의 젤 마지막으로 예비 안전진단 신청했었다.
같은 반포, 잠원, 여의도에서도 재건축 빨리 잘된 아파트는 이러한 내부 협의가 잘 이루어지거나 굉장히 유능한 리더(봉사로 하드 캐리함)가 있어서 가능했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도 안 되는 곳은 정부 정책보다는 내부의 적, 비협조 등이 가장 큰 적이라는 것을 정말 잘 알게 된 과정이다.
그 와중 강남의 재건축에서 정말 유능한... 평당 1억을 가장 먼저 찍은 아파트라는 '아크로리버파크'의 신화, 한형기 조합장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너무 길어지네;; 강의에서 얻은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