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꿈현 Mar 15. 2020

[Life] 모든 것은 운입니다. 달릴 때와 멈출 때.

인생의 모든 결과에는 노력, 실력과 함께 운이 반드시 필요하다.

오늘 아침에 친한 지인이 엄청 와 닿는 스피치라며 공유해준 유튜브 링크다.

 

한 대학교의 축사 같은데 제목이 "꿈이 없어도 됩니다"^^;;ㅋ

반신반의하며 보다 보니 이 사람 꽤 낭만적인 현실주의자더라.


한 열 가지 내외로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하는데 나에게 와 닿았던 것은 아래 화면에 대한 스피치다.

Remember,  It's all luck (기억하세요. 모든 것은 운입니다)
https://m.youtube.com/watch?v=IpGvxwsq388

Part1) 운 없이 실력과 노력으로만 잘 되는 사람은 없다.


나 스스로가 특출 나게 잘나지 않았기 때문에 앞서가고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나보다 앞서 가고 있다면 확실히 한 가지 이상은 배울 것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긍정적인 자극을 받는 경우도 꽤 있다.


하지만 방송이나 강의에서 들을 수 있는 유명인의 이야기와 그들의 삶을 관찰하다 보면 매우 모순적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특히 방송은 필요에 의해 자극적으로 편집되는 매체이기 때문에 더 거짓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는 그래서 방송, 특히 연예인들이 스스로 하는 이야기는 걸러 듣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별로라고 생각하는 말 중 하나는 성공 결과에 대해 말하며 "내가 인생에서 이렇게 노력을 했더니 성공하더라" 하면서 과정의 힘든 설명을 뛰어넘고 결과만 말해주는 조언이다. 그래서 난 고민한 과정을 남겨 놓거나 자세히 남겨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냉정하게 생각해서 사실 운이 좋아서 알려지고 성공한 케이스가 더 많을 텐데, 그것을 자신의 실력이라 착각하고 뒤에 올 사람들에게 거짓 희망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누군가 A라는 방법으로 성공했다고 해서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A를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오히려 여러 명의 후발주자 중 하나가 되어 성공할 확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어리숙한 사람들에게 희망고문만 줄 뿐이다.


물론, 노력과 실력도 분명 무시할 수는 없지만 남보다 앞서 나가고 있고, 남들에게 칭송받고 있고, 나름 성공을 거두고 있다면 그것은 '운'이 매우 많이 작용했음은 분명하다.


타인이 운을 인정하든 안 하든 무슨 상관이냐고 물을 수 있다. 맞다.

나는 누구에게 "운을 인정해라. 안 해라"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내가 감히 뭐라고 그런 얘기를ㅋ)


하지만

 '운'을 진심으로 인정하는 겸손한 사람은 일반적인 사람들과
그 격과 인성, 풍겨지는 아우라에서 확실히 차이가 나는 것 같다.


그게 오늘 글을 시작하게 된 계기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잘났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과 '운이 잘 따라줬기 때문에 잘 될 수 있었다'라는 생각으로 삶을 임하는 사람의 글과 말은 참 다르다는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사람들은 겸손하다.


인생이 실력이나 노력으로 안 되는 것도 있을 수 있다는 무언가의 겸손함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운이나 사주를 맹신해서 자기가 해야 할 결정도 다 거기에 의지해 버리면 그건 바보고..;;;


운은 내가 전속력으로 달려야 할 때와 멈춰서 쉴 때를 구분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시그널 아닐까 생각해본다.


Part2) 인과응보라는 말은 참 잔인한 말인 것 같다. 내가 무슨 죄를 졌다고.. 응!?


20대 중반, 원하던 기업에 합격할 때만 해도 나는 내가 나름 잘나서 그런 줄로 착각했던 것 같다. 아니, 그렇다고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내가 정말 잘났어'하는 모드도 아니었다. 그냥 내가 남들보다 노력을 조금 더 많이 해서 인과응보(!?)로 그 좋은 결과가 주어졌다고 착각했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당하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오만한 생각이었다.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는 때에 따라, 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었다.


어렸을 때 원하던 회사에 합격한 그 기억은... 10년이 지나서는 "그 당시 이 회사를 선택하지만 않았어도 다른 곳에서 더 잘 살고 있었을 텐데" 라며 나쁜 결과(?)로 회상되기도 했다.


평소 원하던 부서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확신을 가지고 이동했는데, 정말 정말 인성이 별로인 상사와 동료들을 만나 매일매일 자괴감에서 버티는 것이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다.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이직 준비도 열심히 해봤지만 이상하게 인연이 닿지 않더라.


뿐만 아니라 운이 정말 나쁠 때는 내가 조절할 수 없는 주변의 일탈이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때도 많다. 주변에 누가 사고 쳐서 내가 마음고생을 하게 된다던가..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없지만 난 작년에 그랬다.


진짜 인생에서 경험하지 않아도 될 거지 같은ㅠ 일들을 연타로 경험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내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나한테 이런 일이 있지!?'였다. 그러면서 내가 잘못한 것 같은 것을 찾아 쓸데없이(?) 노력을 했다. 영어로 표현하면 'struggle'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몸부림에 가까운 노력이랄까;; 그런데 그게 나 자신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경우가 더 많았다.


더불어 나를 더 힘들게 했던 타인의 말은 "뭔가 네가 잘못한 게 있으니 지금 힘들겠지.. 고쳐봐"였다. 


말해 준 사람은 조금 더 나은 솔루션을 찾아보라는 자극을 주려고 말했을지 모르지만.. 진짜 너무 자괴감 드는 조언(?)이었다.


저런 말은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안 하느니만 못하다.

나는 그 이후로 누군가에게 절대 저렇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인생에서 한 번은 미칠 것 같이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별 짓 다해보고 버텨본 사람은 알 것 같다.

세상에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은 분명히 있다;;;


저기서 말한 힘듦은 타인과 비교해서 객관적으로 엄청난 힘듦일 수도 있지만 상황상 운이 안 좋아서 결과도 안 좋은 데다가 억지로 버틴 경험이 쌓이고 쌓여서 자신의 심리 + 상황이 겹쳐진 힘듦일 때가 많은 것 같다.


그럴 때는 쓸데없이 막 달리지 말고 잠시 멈출 줄도 알아야 하는 것 같다.

욕심과 기대를 조금은 미뤄놓고 멈춰보면 그때는 다른 국면이 보이더라..


아.. 누군가는 실력 없는 사람이 운 타령하더라고 말할 수 있을 텐데..ㅋㅋ

그런 사람은 운이 좋아서 정말 바닥을 쳐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자기가 운이 좋아서 지금까지 큰 탈이 없었던 건데 그에 대한 인지가 없는 사람이랄까 ㅋ


Part3) 운을 인정하면 전속력으로 달려야 할 시기와 멈춰서 힘을 모아야 하는 시기를 구분하게 되는 것 같다.


운 대가 좋은 (대운이나 세운이 좋은) 시기가 사람마다 분명히 있더라.


같은 노력을 해도 운이 좋은 시기에는 일이 엄청 잘 된다.

반대로 운이 안 좋은 시기에는 무엇을 해도 다 잘 안된다.


저렇게 말하면 쓸데없이 요행을 믿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인생은 정말 그렇더라.


사람들이 힘들 때마다 '사주'를 많이 언급하기도 하는데..;;;ㅋ 그냥 심리적 안정을 위한 행동인 사람도 많지만 내가 달려야 할 시기와 잠시 멈추고 숨 고르기 할 시기를 미리 알고 가자는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그리고 나이가 조금 있으면서 큰 사업을 하시는 분들은 '운'의 영향력을 간과하지 않고 사주나 명리학이든 뭐든 참조할만한 데이터를 실력자들에게 확인한다고 들었다.


물론 결정은 본인들이 할 것이다. 하지만 본인들이 이유 없이 실패를 맛본 경험도 많기 때문에 쓸데없이 힘든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굳이 사주 같은 걸 보지 않더라도 본인이 최근 운이 따라주는 시기인지, 아닌지는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 같긴 하다. 문제는 운이 안 따라주는 시기라 뭐가 자꾸 안 되는데도 부정하고 전속력으로 계속 달리면... 망가질 수 있다는 것ㅠ


그러면 운 좋은 시기가 와도 재기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빠지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Part4)...

모든 것은 운입니다. 그 이유는!?


글 맨 앞에 언급했던 영상의 스피치에 이어서 나오는 내용이다.

"여러분의 성공이 오직 여러분에 의해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고'

"실패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들을 비난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여러분을 더욱 겸손하고 배려심 있는 사람으로 만들 것입니다."


##


그렇다. 운을 인정하자 라는 것은 운에 모든 것을 맡기자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난 사실 운만 믿고 노력 안 하는 부류는 더 싫다.


운을 적당히 믿고 움직이면 모든 게 자신만으로 인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인생의 속도를 조절하게 되지 않을까?


반대로 누군가 실패하거나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그 사람이 못났다고 무조건 비난은 하지 않는 겸손함을 가질 수 있게 될 것 같다.


어렸을 때의 나는 '노력과 실력'이 전부라고 믿고 성공하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을 과소평가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누군가는 운에 따라 평범하게, 힘들게, 잘나게 살 수 있음을 인정하고 성공 자체가 그 사람의 절대적인 능력과 노력 탓이 아님을 알게 된 것 같다.


가장 좋은 것은 힘을 빼야할 때는 인정하고 확 빼고 주변을 보게 된 것 같다.


영상 링크 : https://m.youtube.com/watch?v=IpGvxwsq388

이전 09화 [재테크] 부자들, 그들만의 리그가 있는 이유를 알겠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